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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번엔 AG 응원단 불참 '찬물' 추석 후 고위급접촉

입장 표명 주목

2005년 9월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북한응원단이 거리 응원을 하고 있다.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남북간에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가 북측의 응원단 파견 거부로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양측이 상대방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엇박자로 역제안을 내놓으며 압박하는 기싸움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의 신경전은 향후 본격적인 대화재개에 앞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진전 없이 제자리를 맴도는 소모전이 지속될 경우 자칫 긴장고조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조속히 가급적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틔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간 엇박자는 북측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실무접촉에서 응원단 지원의 세부내용을 거론한 우리측의 태도를 트집잡아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다. 통 큰 결단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북측은 이후 아시안게임을 총괄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통해 “남측이 실무접촉을 다시 제안하면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응원단 문제 논의를 재개하되 자신들이 회담장에 나갈 수 있도록 체면을 세워달라는 제스처다. 북한은 회담 결렬 직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스포츠경기를 관람하며 아시안게임 참가를 독려하는 내용도 공개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우리 정부에 직접 요청한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간접 루트를 통해 북측의 대화재개 의지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엇박자로 응수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북측에 2차 고위급접촉을 제의하며 당국간 대화를 촉구했다. 응원단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북측의 허를 찌는 것이다. 이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통위 보고에서 북한이 원하는 5ㆍ24조치 해제를 거론하며 “필요하다면 남북이 대화 테이블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전격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다.

대신 지난 22일 선수단 273명을 파견하겠다며 서면으로 통보해왔다. 이에 우리측은 26일 서면 답변을 보냈지만 북한이 기대한 응원단 문제는 빠져있었다. 북측이 먼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북한은 28일 응원단 참가 거부로 맞섰다. 이날 우리측은 이례적으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하루 일찍 끝내며 성의를 보였지만 북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처럼 남북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계속 어긋나는 제안을 상대에게 들이밀면서 당분간 뚜렷한 국면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북측 응원단을 통해 아시안게임 흥행과 북한과의 대화재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정부의 구상도 헝클어졌다. 북한은 29일 노동신문과 우리민족끼리 등 온ㆍ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응원단 불참은 전적으로 남측의 책임”이라고 떠넘겼고, 우리 통일부는 “북측의 불참은 유감이지만 우리가 참가를 요청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다만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응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예년과 달리 UFG 기간 중 특이한 도발징후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반면 자신들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고 등을 돌린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나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대북 소식통은 “냉각기를 거쳐 추석 이후에야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한 북측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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