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당한 기자 비극에 의연히 대처하는 미국사회

by YK posted Aug 30, 2014 Views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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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당한 기자 비극에 의연히 대처하는 미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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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폴리의 부모가 기자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아들의 죽음 앞에 폴리 부부는 의연했다. 

그들의 장남인 제임스 폴리(James Foley, 40)는 2년 전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다. 당시 제임스는 자유계약직(Freelancer) 기자로 시리아 내전을 취재하고 있었다. 내란 가운데 고통당하는 시리아 주민들을 취재하기 위해 터키 국경 쪽으로 가던 제임스 폴리는 2012년 11월 22일 북부 시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되었고 그후 소식이 끊겼다.

아들이 중동에서 취재 중 억류된 것은 폴리 부부에게는 처음있는 일은 아니었다. 제임스는 2011년 리비아에서 취재 중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 붙잡혀 47일 간 억류되었다 풀려났었다. 그 이후에도 제임스는 분쟁 가운데 있는 중동 국가들로 취재하러 갔다.

30대 중반에 언론인의 길에 들어선 제임스에게 분쟁 취재는 사명(calling)이었다. 그는 “분쟁의 현장 가까이서, 그 안의 사람들을 보지 못하면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헬멧과 방탄쪼기, 카메라를 들고 이라크, 시리아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사라진지 1년이 지난  2013년 11월 폴리 부부는 이슬람 무장단체로부터 제임스의 몸값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다. 1억 2천3백만 달러. 천문학적인 몸 값이었다. 연방수사국은 테러리스트에게 붙잡힌 인질을 빼내기 위해 몸값을 주면 또 다른 납치가 이뤄진다며 몸값을 주지 말라고 했다. 미국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었다. 

하지만 폴리 부부와 제임스가 기사와 사진을 주로 기고했던 보스턴 소재, ‘글로벌 포스트’는 5백만 달러를 목표로 그를 풀어낼 몸값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제임스의 고향이자 폴리 부부가 살고 있는 뉴햄프셔 로체스터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제임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며 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무사 귀환을 상징하는 노란색 리본을 집 앞문과 나무에 묶고 폴리 가족과 함께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9일 제임스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당한 장면이 유트부로 공개되면서 아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랬던 폴리 부부의 기대는 짓밟혔다. 

IS는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 지난 8월 9일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자신들을 향해 이뤄진 미군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공습을 멈추지 않으면 또 다른 미국인 기자를 참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들의 처참한 죽음 앞에서 폴리 부부는 의연했다. 

제임스 어머니 다이앤 폴리는 다음날 아들의 석방을 위해 개설했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IS를 향해 “다른 인질들을 풀어달라. 그들은 모두 우리 아들처럼 무고하다. 그들은 이라크, 시리아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을 바꿀만한 힘도 없다”고 글을 올렸다.

그녀는 “짐(제임스)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모든 기쁨에 감사하다. 짐은 아주 특별한 아들이었고 형제였고 기자였다”며 “고통받는 시리아를 전 세계에 알리려 목숨을 바친 그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버지 존 폴리는 다음날 집 앞에서 기자들에게 아들을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머금은채 “제임스는 우리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격려가 되었다”며 “우리는 그의 용기, 사랑, 결단력, 웃음과 미소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단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은 미국은 이 악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 세계는 알아야 한다며 IS를 향해 이 사악한 행동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활동 중인 IS에 대한 미군의 공습은 계속 이어졌고 합참의장은 공습의  범위를 IS의 본거지인 시리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미국 정부의 태도는 강경해졌다.  

미군의 공습에 회의적이었던 민주당 의원들도 지지로 돌아섰고 공화당 의원들은 IS 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 크게 냈다. 안보 전문가들은 IS의 자금줄을 막고 다른 나라의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IS에 합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EU, 터키, 걸프만 국가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 의견들을 제시했다. 

언론은 목숨을 걸고 분쟁 지역에 취재하러 들어간 제임스의 기자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의 기사들을 다루며 그의 죽음을 기렸다.

필립 발보니 글로벌포스트 회장은 “제임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며 “짐이 처참하게 참수당하는 모습을 통해 이슬람 무장단체 IS가 이라크, 시리아 뿐 아니라 미국에까지 위협이 된다는 논의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뉴햄프셔의 한 성당에서는 제임스의 죽음을 추모하는 미사가 열렸다. 뉴햄프셔 주지사와 연방상원의원을 비롯, 이 지역 주민 900여명이 미사에 참석해 폴리 부부를 위로하고 성당에 전시된 제임스의 사진들을 보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날 저녁 200여명의 지역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임스 추모행사에서 아버지 존은 “우리는 당신들이 짐을 기억하고 사랑해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의 희생을 여러분이 인정해줘서 고맙다. 그는 시리아인들을 사랑했다. 그는 그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고 그들의 싸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무엇이든지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미사가 끝나고 폴리 부부가 감사를 표하자 참석한 주민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어머니 다이안은 “짐의 죽음으로 그가 소중히 했던 가치들에 우리가 더 강력하게 연합할 수 있게 되었다”며 “그는 우리가 미워하거나 원통해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폴리 부부는 제임스 이름으로 교육과 언론 분야에 대한 장학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의 장례식은 그의 41번째 생일인 10월 1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제임스의 참사를 의연하게 대처하는 미국사회의 모습은 비슷한 비극 앞에 섰던 한국사회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2004년 5월 이라크에서 한 무역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김선일 씨가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다. 당시 이슬람 무장단체는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 중단과 이라크에 주둔 중인 한국군 철수를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김선일 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김선일 씨는 한달 뒤 참수당했다.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한국 노무현 정부와 부시 행정부 때문에 김선일 씨가 처참하게 죽게 되었다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중단하고 부시 행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김선일 씨 가족은 정부가 재외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2007년 김선일 씨 피살 과정에서 국가의 과실 또는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판결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2014-08-25 14: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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