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명 너무 환하면 유방암 발병률 높아진다!
한국조명학회 학술대회서 고려대 의대 이은일 교수 발표
야간 조명이 강한 지역 주민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밤 시간 ‘빛공해’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몸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 의대가 지난 5월 9일 서울 삼성동 한국섬유센터에서 열린 한국조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빛 공해에 의한 건강영향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 유방암 유병률과 공해 수준을 조사한 결과, 야간 조명이 유방암 증가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가 생활공감 환경보건사업 일환으로 고려대 의대와 함께 ‘빛 공해 인체유해성 평가’를 실시한 것. 빛 노출에 의한 장기영향, 특히 암 유병에 주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바탕으로 유병률과 지역별 빛 공해수준을 비교 평가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은일 (빛 공해 연구팀, 연구책임자) 교수는 “지나치게 밝은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고, 이 때문에 유방암이 늘어난다는 기존 이스라엘의 선행연구 결과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인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는 ‘빛 공해와 수면의 양과 질’에 대해 연구한 결과, 빛 공해가 심해짐에 따라 야간 수면의 양과 질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동일한 젊은 성인 남성 연구군 23명을 대상으로 빛이 전혀 없는 방에서의 수면과 빛 공해(5lux 또는 10lux)가 있는 방에서의 수면에 대한 야간수면 다원검사를 시행했을 때 현재 빛 공해 기준인 10lux는 물론 5lux에서도 수면의 양과 질이 유의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면 후 다음날 인지기능수행을 평가하는 n-back test를 시행하면서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뇌의 활성도와 활성부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5lux와 10lux에 의한 수면장애가 모두 다음날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빛 공해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 사람들은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예방희학과 최재욱 교수가 20대 이상 남녀 성인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빛 공해 인식도’에서 2013년 제정된 ‘빛 공해 방지법’에 대해 45.3%가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으며,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0.6%, 정확히 알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빛 공해의 주요 영향으로도 건강 피해보다는 ‘과잉조명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가장 높았으며, ‘눈부심으로 인한 운전자, 보행자의 안전 위협’ ‘옥외 광고물’ ‘보행자 길의 보안등’
‘자동차 헤드라이트’ 등 순으로 꼽았다.
이은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국민들의 빛 공해에 대한 인식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며 “우리나라 빛 공해 조도(밝기) 기준이 주거지역의 경우 10룩스(lux)인데 이번 연구에서 5lux에서도 수면장애 등 건강 피해가 나타나는 만큼 기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