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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 부족시대 이미 시작됐다

베이비 부머들 은퇴, 신학교 입학생 감소
감리교·장로교 등 주류 교단들은 더 심각, 신임 목회자 구인난에‘교회합병’ 새 흐름도

입력일자: 2014-09-24 (수)  
한인교계에는 목사가 넘친다고 하지만 주류교회들은 이미 목회자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남침례교나 순복음 교단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연합감리교(UMC), 미국장로교(PCUSA), 성공회 등 전통이 오래돼 주류교단라고 불리는 교단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서부와 동부 해안가 대도시를 벗어나거나 중서부 지역에서는 이미 전담 목회자가 없는 교회가 수두룩하다. 이들 교단의 목회자 가입 기준이 보다 엄격한 점도 원인이지만 개신교나 가톨릭 가릴 것 없이 기독교 전체적으로 신학교 입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이 근본적인 이유다.


이와 같은 목회자 기근 현상은 앞으로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 목회자가 대거 은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나이로 50세부터 68세까지가 해당된다. 이들은 앞으로 계속 목회 현장을 떠나게 되지만 빈자리를 채울 젊은 인력은 크게 모자라는 형편이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2011년부터 65세가 되면서 은퇴에 돌입했다. 오는 2030년이면 모든 베이비부머가 은퇴연령에 접어든다. 여기에는 물론 목회자들도 포함된다. 매달 수많은 목회자들이 은퇴기한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아직 이 은 대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톰 라이너 대표는 교회들이 유능한 목회자를 구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잇는 X세대나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목회를 희망하는 예비 목사들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독교인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잘 훈련되고 영성을 갖춘 목회자를 찾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정작 후임 목회자에 관심을 갖는 교회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라이너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목회자가 줄고 기독교 교세가 위축되면서 풀타임 사역자 대신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목사나 파트타임 목회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퇴연령을 넘기고도 교회에 남는 목사가 증가할 것으로 라이너 대표는 내다 봤다.

재정적으로 은퇴준비가 안 된 목회자들이 70세를 넘어서도 사역현장에 남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목사의 고령화로 직결된다. 교회와 목회자에 따라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고, 교회의 노쇠화를 부채질 할 수도 있다.

목회자 부족사태가 가져 올 또 다른 현상은 바로 교회의 합병 흐름이다. 라이너 대표는 은퇴를 앞둔 목사들이 은퇴시점을 교회 합병의 기회로 여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실제로 전국에서 교회들이 합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준비 부족으로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일부 주류교회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신임 목회자를 구하는데 평균 6~9개월이 걸렸지만 요즘은 9~18개월이 소요된다. 또 여전히 많은 이력서가 몰려들지만 자격을 갖춘 사역자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교회와 지원하는 목회자 사이에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서로 의견과 기준이 달라 불만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기준 이외에 내부적으로 자격요건을 완화해 상황에 대응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교단을 통해 인력을 보충하던 과거의 패턴도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또 교회 내부에서 후임자를 물색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닥쳐올 변화에 얼마나 교회 성도가 대처 능력을 키우는 가에 달렸다. 베이비붐 세대는 인내력과 끈기,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비해 X세대 목회자 중에는 이미 사역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목회 현장을 떠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20대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교회학교나 청년사역을 담당하는 젊은 사역자들이 이미 지쳐나가고 있다. 번아웃된 상태로 사역을 중단하는 밀레니엄 세대 목회자들이 교회로 다시 돌아오는 비율은 극히 저조한 상태다.


<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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