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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천 목사의 샬롬칼럼

 외로운 한국인, 누구에게 기댈까?


박계천 목사의 샬롬칼럼   외로운 한국인, 누구에게 기댈까?   얼마전 […]

얼마 전 한국의 가을을 잠깐 맛보고 왔다. 원주의 한 교회를 방문하는 길에 큰 산으로 둘려있는 광경이 시선을 잡는다. 알고보니 꽤나 유명하다는 치악산이다. 

마침 집회에 동행한 영국인 선교사에게도 한국의 단풍을 잠깐이나마 보이고 싶었던 차에, 기회는 이 때다싶어서, 차머리를 돌리게 해서 잠시 치악산 풍경을 눈에 담는다. 

올 여름이 길어져 치악산 단풍이 10월말에 절정을 이루었다는 설명 그대로 향로봉과 비로봉 사이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헌데 서산에 기우는 햇볕에 닿은 단풍 잎새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어느덧 스산함이 느껴진다. ‘단풍도 차면 기우는 법인가(?)’ 가을의 상념이 옛 시인의 “추야우중”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12세 소년으로 당나라에 유학가서 6년만에 과거급제했던 신라 출신의 소년 최치원이 읊은 “가을밤에 비 내리는데”라는 시구이다.

 “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에 오직 괴로이 읊조리나,

세로소지음: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

창외삼경우: 창 밖에 밤 깊이 비만 내리는데,

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를 달리네”


비내리는 어느 가을 밤 머나먼 타국에서 유학살이를 하며 피붙이들과 학동들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정취가 물씬 배어있다. 게다가 깊은 밤 스산한 빗소리, 흔들리는 등불과 알아주는 이 없는 세상은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 불안한 시대의 암울함을 더 해준다 마치 작금 일본의 정치적 변신과 미국의 동조,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에 드리우는 시점에서 더욱 그러하겠다.


어디 그 뿐이랴, 지금도 이런 저런 이유로 타국살이를 하는 한국인에게 창 밖의 빗소리는 계절을 초월해서 추야우중이지 않겠는가? 오늘날 한국인은 언제 어디서든지 외롭다. 비근한 예로 올해 OECD의 평가는 한국의 삶을 27위로 고정했다. 전세계 35개 국가들 중 한국인의 생활수준이 아주 하위권이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작년에 24위였던 것에 위로를 삼아야 할 지경이라니… 더군다나 항목별 평가 중 ‘사회적 유대감’은 그나마 우리에게 유리할 것 같은데 결과는 예상외로 32위이다. 거의 최하위권이다. 이는 한국인에게 기댈 사람이 없어진 것인가라는 장탄식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 많이 배워 더 잘먹고 더 잘사려는 한국인에게 이제 추야우중의 노래가 한낱 사치스런 관계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깊어 진다. 곧 한해를 마무리는 하는 송년모임들이 각계각층에서 있을 텐데, 서로 누구하나 기댈 사람이 없다.


그래서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라는 로마서 12장 10절은 특히, 이민자들에게 이만저만한 도전이 아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먼저 머리를 숙이는 순간 패배자로 소문을 타기 때문이다. 차라리 어정쩡하게 있는 편이 현실적인 처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오늘 먼저 그 친구를 위해 시간을 낼 것인가? 조건없이 누가 먼저 그를 위해 기도하는가? 누가 먼저 그를 고치려 하기 보다 도리어 자신의 허물과 부족을 반성할 것인가? 누가 먼저 기댈 사람이 되어 줄 건가? 이 송년의 계절만이라도 다음 세가지를 실천해 보길 강추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말자, 


먼저 “사랑해요 목소리 높여…I love you, Lord and I lift my voice”라는 찬양을 드리자, 다음 요한1서 4장 11절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를 암송하자, 끝으로 그 인간(?)에게 점심 한끼를 대접한다, 마치 마가복음 9장 41절의 “물 한 그릇”처럼 무언가를 한 그릇이라도.

박계천 목사 (유대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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