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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삶과 행복을 먼저 생각했다”

2014년 노벨과학상 시상. 그 명과 암 (상)

스웨덴 국왕이 노벨상을 처음 수여한 때는 1901년. 올해는 이 상을 수여한지 107년째 되는 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과학 분야에서 시작해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지금은 마지막 경제학상을 기다리고 상태다.


올해 과학 분야 노벨상은 지난 6일 생리학상을 시작으로 7일 화학상, 8일 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로 이어졌다. 노벨 생리의학상의 절반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재직 중인 영국 존 오키프 (John O’Keefe, 75) 교수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절반은 노르웨이의 부부 과학자로 노르웨이 과학기술대에 재직 중인 마이브리트 모세르(May-Britt Moser, 여, 50)와 에드바르드 모세르(Edvard Moser, 51) 박사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위원회는 이 들 세 사람이 뇌 속의 위치정보 시스템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미세한 세포 움직임, 포착하는데 성공

사람들은 움직이면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게 된다. 이 위치정보는 사람 뇌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다음에 그 장소에 왔을 때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길과 방향 등이 정확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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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생리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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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물리학상


2014년 노벨 생리학상, 화학상, 물리학상을 수상한 9명의 과학자들. 미국, 독일, 일본, 노르웨이의 과학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수상자들이 궁금해 한 것은 움직이고 있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위치정보를 축적하고 있느냐는 거였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 과학자들이 뇌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위치정보 시스템 ‘inner GPS’를 발견했다고 그 공적사유를 밝혔다.


노벨 화학상은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소속 에릭 베칙(Eric Betzig, 54) 박사와 스탠퍼드 대의 윌리엄 E.뫼너(William Moerner, 61) 교수, 그리고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슈테판 W.헬(Stefan W. Hell, 52) 박사에게 돌아갔다.


광학현미경은 기술상의 한계(presumed limitation)로 오랜 기간 동안 기능이 정체돼 왔다. 이 문제를 이들 세 명의 과학자들이 해결했다. 형광물질(fluorescent molecules)의 도움을 받아 광학현미경의 관찰 범위를 나노 차원으로 확대 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 광학현미경을 통해 생물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미세한 세포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파킨슨, 알츠하이머, 유전성 중추 신경 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단백질 연구 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리학상은 에너지 절약형 ‘청색 발광 다이오드(LED)’를 개발한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 85) 메이조대(名城大) 종신교수, 나카무리 슈지(中村修二, 60세) 미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버라대학 교수,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54세) 나고야대(名古屋大, 54세) 교수 3명에게 돌아갔다.


LED에 있어 붉은 색과 녹색을 발광할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대다. 그러나 청색 개발은 쉽지 않았다. 계속 난항을 겪고 있던 중 1990년대를 전후해 이들 세 사람의 과학자들이 청색 문제를 해결해냈다.


선정기준… 학문보다 실용성 더 강조

아카사키와 아마노 교수는 1989년 질화갈륨(GaN)의 결정체를 만들어 세계 최초의 청색의 LED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곧 이어 나카무라 교수는 도쿠시만 현에 있는 중소기업체 니치아(日亜)화학공업에서 질화갈륨을 사용해 아주 밝은 청색 LED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냈다.


세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 기술혁신은 혁명적인 것이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백열등이 사라지고 빛의 삼원색이 결합된 LED 전구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노벨상위원회는 이들의 개발 업적인 에너지절약은 물론 인간 삶의 질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이 의도하고 있는 것은 인류 공헌도다. 인간 삶에 어느 정도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주었는지 그 여부가 수상 결정의 가장 큰 척도가 되고 있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수상 업적 대부분이 노벨상 취지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다.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경우 말 그대로 인류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는(great benefit on mankind) 빛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화학상 수상자들 역시 난치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파킨슨, 알츠하이머 등의 원인을 파헤칠 수 있는 장치 광학현미경을 개발해냈다.


생리학상 수상자들이 발견한 뇌 속의 위치정보 시스템은 향후 뇌 공학을 더 발전시켜 인간 신체 기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노벨과학상 발표를 통해 많은 한국인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감춰야 했다.


기대를 모아왔던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겸 카이스트 교수의 수상이 다음 기회로 미뤄진 것이다. 유 교수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과 수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함께 있는 ‘메조 다공성 제올라이트’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2만 번 가까이 인용돼 학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하고 있는 학술정보기관 톰슨로이터가 유 교수를 화학상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하면서, 한국인 최초 과학상 수상자 탄생 여부에 국민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웃 일본에서 3명의 물리학상 수상자가 탄생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이로써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19명에서 22명으로 늘어났다. 문학상 2명과 평화상 1명을 합하면 수상자 수는 25명으로 늘어난다.


노벨상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연구개발 풍토에 대한 자성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도 노벨상을 탈 수 있도록 기초연구 분야에서 튼튼한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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