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과거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었던것으로 밝혀졌다.
고인은 지난해 SBS TV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하고, 지난 1월 막을 내린 꽃보다 누나`에서도 밝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 다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가수 오승근과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기독교장으로 치루고 발인은 19일이다.
40년이 넘는 세월, 함께 울고 웃었던 배우 김자옥씨의 사망 소식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젊은 층에게는 '꽃보다 누나'의 한 누나로 기억되겠지만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모든 이의 연인이었습니다.
정영빈 기자가 그의 삶을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김자옥 / 5월16일 악극 '봄날은 간다' 제작발표회 중> "사람은 다 봄을 맞고 또 1년이 지나고 또 가는 거 잖아요. 봄은 가는 것, 오는 건 없어요. 그래서 나이 많이 들면서 그런 것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거죠, '…가는구나'". 그에게는 누구보다도 찬란한 봄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모든 이의 로망이었던 그는 지금의 전지현, 수지 못지않은 아니 그 보다 더 활짝 피었던 여배우로서의 생을 살았습니다.
드라마로 영화로 그리고 라디오에서 청춘의 기쁨과 아픔을 전했던 김자옥은 그 시절 만인의 연인이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체구, 슬픔을 간직한 것 같은 큰 눈망울에는 이제 막 피어나는 주체적 여성성을 대변하는 자의식이 있었고 비련의 여주인공을 넘어선 겉으로는 약하지만 속으로는 강했던 여주인공으로 그는 당당히 남자주인공들과 이름을 나란히 한 여배우였습니다.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 후 맞닥뜨린 생계의 무게가 그를 우울증으로 내몰았고 자존심 강한 그는 '공주'로 다시 대중 앞에 섰습니다.
자신에겐 깊은 상처였겠지만 대중에겐 한층 가까워진 그는 연인이 아닌 따뜻한 어머니로 푼수끼 있는 엄마로 다시 섰습니다.
수 십년 전 최정상에 서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세월의 흐름을 느꼈을 터.
이승기 조차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점에 있던 그는 그래서 봄은 갈 뿐, 오지 않는 것을 아는 배우였습니다.
정식 데뷔 이후 40여 년을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의 곁에 머물렀던 김자옥 . . .
방송, 영화, 가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그의 죽음에 동료, 후배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꽃보다 누나"를 통해 최근까지 밝은 모습을 보였던 그였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배우 이광기도 트위터에 "김자옥 선배님의 소천. 함께 예배드리고 성경공부하시며 행복해 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이제 주님 곁에 영원한 예쁜 공주로 남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눈물이..."라며 슬픔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