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송은이 “하나님께 귀찮은 딸이 되고 싶어요”
송은이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다. 그의 대학 동기 중에는 유재석, 이휘재, 신동엽, 김명민 등 쟁쟁한 스타들이 많다. 특히 유재석과는 무명시절을 함께 보내며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고 한다.
송은이는 1993년 KBS 특채로 데뷔, 수많은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 개그와 진행 솜씨를 발휘해왔다.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개그우먼 송은이는 정말 웃기다. 야무지게 말 잘하고, 때로는 망가지는 맏언니 같은 모습도 서슴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이다. 그녀는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이야기할 줄 알고, 남을 깎아내리거나 비꼬지 않고도 유쾌한 웃음을 줄줄 안다. 왜냐하면 그녀가 주는 웃음의 목적은 단지 한번 큰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 최강희가 전도하면 ‘안 꺼져?’라고 거부하였는데, 지금은 동료 연예인들 위해 기도한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송은이가 크리스천이 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은 개그우먼 이성미. 이성미는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면서 자신이 맡아 온 기독교 봉사단체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홍보대사 일을 송은이에게 맡겼다. “황당했죠. 저 그때만 해도 예수 안 믿었거든요! 그래도 평소 성미 언니가 열심히 돕던 곳이라 그 자리에서 못 한다고는 안 했어요.
떠밀리듯 2006년부터 홍보대사로 이름을 올렸는데, 제가 얻은 게 오히려 더 많지요.” 그러다 우연한 계기에 기독교인이 된다. 이번에도 이성미가 캐나다의 자기 집으로 초대했는데, “언니가 찬송 부르고 아이들 재우기 전에 기도하는 모습 보며 참 좋다 싶었다.” 그리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최강희를 졸랐다. 교회 좀 데리고 가 달라고.
“동네의 상가 교회를 찾아갔는데 소그룹모임을 하는 중이었어요. 한 주간의 삶을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창피하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거예요. 지금 돌아보면 성령의 역사였던 것 같아요.” 지금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동료 연예인 박미선, 김영철, 김석훈 등과 함께 ‘샬롬방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기도모임을 열고 있다.
언제나 도시락은 팔다 남은 김밥
송은이는 어렸을 적 가난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오히려 은혜로 다가온다. 어머니가 김밥장사를 했는데, 부끄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의 도시락은 언제나 팔다 남은 김밥이었다. “그런 제가 하나님 만나게 된 것이 은혜” 아니겠냐고.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암 말기로 투병을 하시는 게 저에게 고난이었죠. 그런데 검사를 하신 의사선생님께서 아버지 상태가 좋아진 걸 보시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보다 놀라운 건 아버지 회복의 일을 통해서 불교에 열심이셨던 어머니가 조금 마음이 누그러지셨다는 거예요.
아버지가 투병하시는 동안 저는 계속 새벽예배를 다니면서 “이 고난을 통해 부모님 마음이 열리게 해 달라”고 기도했거든요. 그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처음엔 교회 다니지 말라고 해서 엄마랑 대판 싸우기도 했어요. ‘내가 널 위해 얼마나 불공을 드렸는데 이럴 수 있니?’ 하는, 일종의 배신감 때문이었겠죠.”
그런 어머니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몰래 교회에 다니고, 6년 동안 ‘엄마 구원’을 유일한 기도제목으로 기도했다. “나중엔 다니는 걸 아시면서도 뭐라고 안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새벽기도 열심히 다니세요.” 요즘에는 제가 피곤해서 주일날 늦잠을 자면 교회에 가라고 깨우실 정도가 됐죠.
연예인 100명을 위한 중보기도
그는 연예인 100명을 위해 중보기도 하고 있다. 이성미가 중보기도하라며 뽑아준 명단이다. 또 연예인들이 실족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자살하는 연예인들 보면 마음이 아파요. 하나님이 자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하나님을 믿고 개인적으로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엔 무슨 일이 있어도 늘 행복하죠.
물론, 고민이나 걱정이 없어질 순 없지만 그런 것들이 금방 지나가 버려요. 후회할 때나 속상할 때가 간혹 있는데, 그런 마음이 다 치유가 되고, 말할 때나 행동할 때 늘 조심하게 되고 자신을 잘 조정하게 되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이젠 제가 처한 환경과 하는 일이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마치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료 쿠폰’을 주신 것 같아요. 그것도 평생 쓸 수 있을 만큼요. 하나님은 제가 바라는 걸 뭐든 다 들어주시죠.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거부감 없이 십일조 생활도 했는데, 제가 하나님께 헌금하는 것만큼 하나님이 배 이상으로 저에게 안겨주기도 하셨고, 주위에 믿음의 친구들을 많이 주셨어요. 그 분들을 통해서 깊은 얘기를 나누면서 성경공부 시간이나 주일날 받은 은혜를 깨먹지 않게 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송은이의 전도법?
사실, 처음에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니가? 웃기지 마”하면서 놀렸어요. 그러면서도 은근이 “나도 한번 가볼까?”하는 분들이 있었죠. 그리고 전도를 하면서 느낀 건, 절대 서두르면 안된다는 거예요. 전도하려는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해야 하죠. 그럴 때 또 하나님이 주시는 무료 쿠폰을 하나 써야죠.
그런데 모든 분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전도 원칙이 있어요. 그건 바로 삶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거예요. 예전에 욱하고 까칠했던 제 모습이 변화된 걸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가 있는 전도 방법이 없어요. 어머니의 경우에도, 예전에 저는 집에 들어가면 까칠하고, 혼자 피곤한 척 다 했던 딸이었는데, 이젠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같이 하고, 살갑게 이야기도 주고받고 하니까 달라진 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열리시더라구요.
하나님의 귀찮은 딸로?
하나님을 믿기 이전까지는 제가 하는 이 일이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일을 하게 하나님이 저를 인도하고 계셨죠. 그러면서 저에게 주신 연예인이라는 영향력을 통해서 사람들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봉사하고,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무엇보다 저는 개그우먼이니까 사람들에게 웃음을 드리되, 한번 웃고 마는 웃음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저에게 사람들을 웃게 하는 재능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까 이 재능을 통해 웃음이라는 하나님의 큰 선물을 모든 사람이 누리도록 전도하는 마음으로 늘 이 일에 임하려고 해요.
어떻게 보면 하나님을 일찍 아는 청소년들이 참 부러워요. 저도 하나님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가지고 살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지금의 과정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