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신앙 바로 서야 국가도 바로 선다"

by wgma posted Jan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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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신앙 바로 서야 국가도 바로 선다"

신년대담 '원로에게 길을 묻다' -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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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철 편집국장
: 2015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 교단의 어른으로서, 전국교회 성도들을 위한 덕담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박종순 목사 : 한국교회 성도님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금년이 양의 해다. 양과 성경과는 깊은 관계가 있다. 예수님께서 짐승을 많이 언급하지 않으셨는데, 양은 여러 차례 언급하셨다. 예수님은 우리와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정립해주셨다. 양은 성서적으로 보면 대속제물, 그것은 희생의 제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는 희생제물로 구약에서는 사용되었다. 양은 늘 피동적이다. 자발적 행동이 불가능해서 반드시 목자가 필요하다. 양의 행복은 목자를 따라가는 것이다. 올해는 물론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내 맘대로 살지 말고, 내 고집 피우지 말고, 목자되신 주님을 따라가는 양의 삶을 산다고 한다면 가정도, 교회도, 국가도 행복해질 것이다. 그런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안홍철 편집국장 : 위암 수술 이후 오래 투병하셨는데 최근 건강과 근황은 어떠신가?
 
박종순 목사 : 1999년 위 절제 수술을 했다. 다행히 항암치료 한 적이 없다. 다만 장기가 제자리에 놓이지 않고 잘못돼있어서 고생을 했다. 그것과 관련해 지난해 1월에 간단히 시술을 하고 회복이 됐다. 질병을 겪는 과정은 유익한 기회였다.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어떻게 앞으로 내가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또 인생이라는 것이 빨리, 혹은 천천히 갈 수 있는데, 서툴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관계를 망가뜨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인생 살면서 싸우고 다투고 등돌리고 주먹다짐하고 미워할 필요 없지 않는가. 대게 한국교회가 지금 겪는 폭력이 교회 일 때문에 그런 것이다. 교회 일은 좋은 일이고, 다 잘해보자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주님때문에 싸우나? 어떻게 좋은 일 때문에 싸우나? 이것은 아니다. 고쳐야 한다.

  
▲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

교회가 평안해야 한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니 교회가 시끄러워지고 지역사회에 나쁜 이미지를 보여주고 그런 일들이 마치 비빔밥처럼 모여서 전체 교회가 매도당하고 손가락질 받는다. 교회는 주님의 몸인데, 그렇다 보니 예수님이 나쁜 것처럼 되어버렸다. 결국 우리의 작은 실수 때문에 주님의 영광 가리우고 복음의 문을 막았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평화목회, 화해목회'이다. 한발씩 물러나자. 교회도 그렇다. 천당 갈 사람들인데 뭘 그렇게 원수처럼 생각하고 담을 쌓고 서로를 미워하는가? 투병도 했고 은퇴하며 온 느낌은 '십자가 목회'이다. 늘 기도하던 게 '피 묻은 복음 전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내게는 바쁜것도 의미없고 이일저일 하는 것도 의미없고 최대 관심사는 십자가다. 40년 목회 이야기를 담은 '완주자의 노래'가 곧 출간된다. 후배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안홍철 편집국장 : 목사님께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81회 총회장을 역임하셨고, 이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하신 교단 내 유일한 어른이시다. 공교롭게도 현재 두 기관 모두 교단과는 불편한 관계에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총무 선출 문제를 두고 큰 내홍을 겪었다. 총회는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으나 교회협은 힘의 논리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켰다. 총회장과 교회협 대표회장을 역임하신 어른으로서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인지 말씀해 달라.
 
박종순 목사 : 우선 연합기구라는 의미와 정체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총회가 교회없이 성립될 수 없는 것처럼, 교회가 외면하는 총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연합기구 역시 교단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다.

가맹교단 내지는 연합기구(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국교회 전체를 봐야 한다. 전체를 보려면 멀리 고지에 올라가야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라. KNCC는 신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맹교단이 많지가 않다. KNCC의 리더십은 가맹된 교단 전체를 아우를줄 알아야지, '너는 협조 안 하니 같은 배를 탈 수 없어' 이런식으로 하면 연합이 안 된다. 우리교단이 한때 KNCC 회원권을 2년 정도 유보한 적 있는데 그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리더십의 독단이나 독주, 신학적 문제 등이 우리교단과 맞지 않는다'며 제안을 하며 충고해도 듣지 않더라. 그래서 회원권 유보했었다. 그런데 교단 이미지도 도움이 안 되고 KNCC도 도움이 안 됐다. 그런 것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 KNCC는 구성원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들어야 한다. 더구나 예장통합을 외면한 KNCC는 건강할 수 없다. 호불호를 그어버리면 좋아할 사람 누가 있는가. KNCC는 전체를 볼 줄 알았으면 한다. 귀를 가까이 대고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일방통행은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 입장이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경우 우리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기총도 마찬가지다. '내 말 안 들어? 그럼 너는 적이야. 안 따라와? 그럼 한팀이 아니야'라는 논리가 강해지면 자칫 균열이 생긴다. 본래 한기총의 출발이 신앙과 신학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었다. 본인은 한기총 초창기부터 심부름했던 사람으로서 회고해보면, 그때는 회장을 서로 하지 않겠다해서 사정을 했었다. 그런데 기구가 커지고 참여교단이 많아지니 회장도 경쟁하며 갈등조짐도 있고, 게다가 신학적인 문제까지 덧씌워지니 문제가 생겼다. 한기총도 함께 가는 기구가 돼야 한다. 누구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옳지 않다.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기구지, 특정교단이나 개인의 기구가 아니다. 전횡을 휘두르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현 한기총 사태도 마음이 아프며, 하루빨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정체성 찾고 회복하며 건강한 한국교회 연합기구로 거듭나길 바란다.

  
 

안홍철 편집국장

: 목사님께서는 평소 목회 신념으로 '바른신학 균형목회'를 추구하셨고 이를 위해 한국교회지도자센터 이사장으로서 교회지도자인 목회자의 갱신과 역량 강화를 통해 한국교회 위상 회복을 이끌어가고 계신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는 교세 감소와 대사회적 신뢰도도 저하되고 교회 재정 감소 등 선교 동력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박종순 목사 : 평소에 '교회가 가는 곳에 국가가 간다'는 말을 늘 되새김질 한다. 한국 역사나 교회사를 더듬어보면 교회가 바른 신학과 바른 교회관을 갖고 신앙생활 바로 하면 국가사회가 평안했다. 교회가 흔들리고 교회신앙이 바로 서지 못하면 국가사회가 흔들린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문제들이 일어나고, 사건사고가 터졌다. 이것을 미신 속으로 연결시키냐 말할 수도 있겠지만 쭉 지켜보고 관찰하니 그렇더라.

나는 평소에 '바른 신학 균형 목회'를 목회 신념으로 삼았다. 신학은 교회를 지키고 보호한다. 교회는 신학을 세우고 보호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상호관계가 매우 밀접하다. 신학이 잘못되면 교회가 잘못된다. 어떤 신학이냐에 따라서 바른 교회, 바른 신앙이 나올 수 있고 그 신학이 잘못되면 교회가 성장도 안 되고 교인들의 신앙자세가 왜곡되기도 한다. 바른신학이어야 한다. 그러면 바른 신학이 무엇이냐? 신학을 한 마디로 말하긴 힘들다. 그런데 한 마디로 풀어야 한다면, 성경에 근거를 둔 신학이다. 인간 사고의 결과가 아니다. 대게 사람들이 신학을 인간의 사고결과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누가 무슨 신학을 말하고 누가 무슨 책을 썼고' 이런다. 그것이 한국교회 신학을 좌우한다. 그러나 바른 신학은 성경에 근거와 뿌리를 둔 신학이다. 그래야 바른 신앙과 바른 교회를 세울 수 있다.

그러면 바른 신앙이 무엇이냐? 균형이다. 인간의 신체구조 자체가 균형이다. 인간의 신체구조는 섬세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이목구비에서부터 신체조직 구조가 그렇다. 신앙은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성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 지적인 것과 영적인 것, 기도와 영성과 행함과 사회참여 등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것이 성경의 교훈이다. 균형을 맞추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교회 신앙도 그렇고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균형이다. 목회자가 균형을 잡고 목회도 균형을 잡아야 한다. 너무 치우치거나 극단의 이성과 이해에 빠져도 안된다. 너무 영성만 강조해도 교회의 뿌리가 약해진다. 그리고 교회도 조직이고 공동체다. 일반 행정 못지않은 탁월한 행정이 필요하다. 경영방법도 최신방법을 도입해야 하지만 결국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교회는 신령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신령한 방법이 우선이지, 세상 방법이 우선 아니다. 결론적으로 교회, 신앙, 신학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안홍철 편집국장 : 글로벌 시대이자 통일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중국교회와의 관계는 여러모로 긴밀함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중기독교교류회 수장으로서 통일을 위한 한중교회의 선교협력과 동반성장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린다.
 
박종순 목사 : 정치 문외한이기 때문에 국제정세를 보는 눈이 밝지 않고 감각도 없지만 문외한인 내가 봐도 한반도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힘겨루기 장소 되어가고 있다. 거기에 맞물려 통일문제도 주변국가들의 이해와 얽혀 있다. 중국이 바라는 한반도 통일, 미국이 바라는 통일, 일본이 생각하는 통일이 각각 다르다. 마치 이스라엘 민족이 열강 틈새에 끼어 고통받고 국론 분열된 것처럼 지금 우리 입장이 흡사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 여야 정파를 떠나서 우리민족 생존의 길이 무엇인가, 한국이 어떻게 해야 제3국처럼 무너지지 않고 발전속도 유지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할 때이다. 교회들도 그점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감독 관망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과의 관계가 옛날과 다르다. 20년 중국 드나들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우리가 중국 덕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광이나 무역 관계 등 중국과 사이 나빠지면 관광객 감소하고 무역이 떨어져서 무역량이 줄어들 것이다.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그럴 것이다. 한중 관계가 중요한데 나는 20년 전에 그것을 봤다. 중국이 큰 나라고, 땅도 크고 사람도 많다. 땅이 넣고 사람이 많으면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중국인구가 14억명이라고 하는데 10억이라고 한다면, 10억명에게 전도지 1장씩만 주자. 그럼 10억장 인쇄해야 한다. 5억명에게 성경 1권씩 주고자 한다면 성경 5억권 줘야 한다. 또 3억명이 와이셔츠 입는데 2인치씩만 자르자 하면 엄청나다. 큰 나라, 큰일이 많다. 나는 그것을 선교비전으로 봤다. 내가 드나들 때만 해도 한중관계 어려울 때여서 인내하고 기다렸다. 그러면서 단 한 번도 가서 뭘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중국 지도자들이 '도대체 너희가 무엇을 해줬냐, 왜 뻔질나게 와서 약속은 지키지 않느냐, 왜 우릴 거지 취급했냐'는 등 불평스럽게 표현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중국교회를 선교파트너로 보지않고 시혜국가나 시혜교회로 봤다. 그것에 중국측의 불평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중국교회와 계속 교류를 가졌다. 그래서 중국교회와 지난해 6월 한중교류협회 만들고 세미나를 했는데, 기본정신은 '함께 가자'였다. 동반자로 함께 가자는 의미였다. 지금 중국교회가 예측할 수 없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지성인들이 많이 해외 유학을 가는데 그들이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 세계 중국 디아스포라 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에 있는 중국 다이스포라들은 부유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그 사람들이 중국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이 예수님을 믿고 본토인 중국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교회가 머지않아 10년 이내에 세계교회에서 큰 소리 칠 때가 오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한국교회와 중국교회가 긍정적으로 힘을 합하고 아시아와 세계를 복음화하는데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 중국교회가 계속 얘기하는 것이 아편전쟁, 그리고 식민선교를 말한다. 그래서 나는 오해를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한국교회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해왔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저개발국가라도 파트너십을 갖고 접근하고, 동역자로서 함께 가는 행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양 교회가 힘을 합하고 통일에도 영향을 준다.

안홍철 편집국장 : 목사님께서는 본보 이사장을 역임하셨고 재임시 기독공보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후원해주셨다. 이제 지령 3000호(현존 주간지 중 최고의 지령), 창간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기독공보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은?
 
박종순 목사 : 주간지가 지령 3000호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70년 역사를 이어나가는 것이 쉬운 일 아닌데, 끈질긴 뚝심에 감사하고 축하드린다. 교단지는 장단점 있다. 장점은 교단의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단점은 보도의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단이나 어떤 특정집단에 감시나 통제를 받지 않으면 뭐든 다할 수 있는데, 그런 일을 하는 곳이 너무나 많다. 모든 언론매체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고,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고, 그런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기독공보마저 그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대학이 차별화되어야 사는 것처럼 신문도 차별화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기독공보 필체 강하게 하라'하며, 자기 사건은 감춰달라고 하면 이율배반이다. 기독공보는 긍정적이고 교육적인 언론이 되길 바란다. 정체성이나 편집방향, 보도방향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느냐가 신문의 가치를 결정한다. 다른 신문이 눈돌리지 않는 보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얘기들 발굴해달라. 대형교회와 잘나고 성공한 사람만 너무 부각시키지 말아달라. 가슴을 울리는 소소한 미담의 발굴이 필요하다.
 
안홍철 편집국장 : 귀한 말씀 감사하며 새해엔 더 건강하셔서 한국교회 어른으로서 기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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