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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은둔의 땅 조선에 부활절의 첫 복음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언더우드,아펜젤러1.jpg

사진-188545일 부활절 아침 한국 땅을 밟은 언더우드 선교사 부자와(), 언더우드 선교사와 함께 부활절 아침 입국한 아펜젤러 선교사 가족()


1884년 갑신정변이 일어난 조선의 정세는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 당시 국제 사회는 조선을 소망 없는 은둔의 땅으로 보았다. 그러나 황무지이기 때문에 더욱 복음이 증거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미국의 젊은 선교사들이 있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였다. 그들은 순교의 각오로 파송을 자원했다


188545일 부활절. 거센 풍랑을 헤치고 한 척의 배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단순한 입항이 아니었다. 이 나라에 처음으로 복음이 들어오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부활절에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조선 땅을 밟았다. 황무지에 소망의 빛이 비치는 순간이었다

아펜젤러는 본국에 보낸 첫 선교 보고서에서 이 날의 감동을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부활절에 이곳에 왔다. 그날 사망의 철창을 쳐부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조선의 결박을 끊어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빛과 자유의 세계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했다.”


188545선교의 부활절

한국의 개척 선교사 언더우드(장로교)와 아펜젤러(감리교)가 이 땅에 발을 디딘 것도 부활절이었다. 18841216일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1달 후 125일 일본 요코하마에 도착한 언더우드는 2개월이 지난 331일 아펜젤러 부부와 함께 미쓰비시의 트세리오호에 올라 일본 나가사키 항을 출발했다. 그 배에는 이들 외에도 한국을 시찰차 방문하는 회중교회 스커더, 테일러, 고종 황제의 독일 고문 뮐렌도르프, 그리고 갑신정변 사태를 사과하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돌아오는 정부사절단이 함께 타고 있었다


42일 아침 815분 항도 부산이 멀리 시야에 들어왔고, 얼마 후 이들이 탄 배가 부산항에 도착했다. 잠시 부산에 체류한 일행은 다시 배를 타고 남해안과 서해안을 돌아 45일 부활절 주일 제물포에 도착했다. 이들의 입국을 축하라도 하듯 4월의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날 선교사들은 얼마나 감격에 젖었겠는가


한국에 도착한 후 바로 아펜젤러는 선교부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이날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주께서 이 백성을 얽어맨 결박을 끊으사 하나님의 자녀로서 빛과 자유를 주시옵소서.” 주께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인류에게 빛과 자유와 생명을 주신 부활절의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부활절에 이 땅에 도착한 이들은 혼신을 다해 부활의 신앙을 전했다


그로부터 17년 후 1902년 아펜젤러가 먼저 주님의 부름을 받았고, 다시 14년 후 언더우드마저 그 뒤를 따랐다. 188545일 부활절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부부가 도착해 이 땅에 빛과 자유와 생명의 복음을 심기 시작했고, 20년이 지난 1905423일 부활절에 개성에서 부흥의 불이 타올랐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부활절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최초의 선교사들을 보내주셨고 이어 성령을 충만히 보내주신 것이다.


언더우드의 기도

보이지 않는 조선의 마음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은 옮겨와 앉았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 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 곳,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사람 뿐입니다. 그들은 왜 묶여 있는지도,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 주겠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 남자들의 속셈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 나라 조정의 내심도 보이질 않습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볼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합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황무지 위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 같사오나 지금은 우리가 서양귀신, 양귀자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사오나 저희들이 우리 영혼과 하나인 것을 깨닫고, 하늘나라의 한 백성, 한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나이다.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 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초기 한국교회의 부활절

죽은 자의 영혼불멸을 믿었던 전통적 한국사회에서 그리스도교의 부활절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은 불교가 말하는 윤회적 환생도 유교가 말하는 혼백의 귀환도 아니었다. 그것은 십자가라는 형틀에 못 박혀 처형당한 갈릴리 예수의 육체적 부활이었다


초기 한국교회는 1885년 부활절에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 이후 교회력에 의해 부활절 예배가 특별예배로 드려지기는 1896년이다. 그리고 장로교회와 연못골 교회, 곤당골 교회, 남문안 교회 등 장안의 교인들과 모화관, 피마병문 등의 기관에 일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새문안 교회에 함께 모여 연합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대 사회적으로 모든 이들을 초대하였다.


초기 부활절 예배형식

오늘 주일은 금월 23일이요. 예수 부활주일이니 이 도를 알려하는 벗님네는 여러 곳 중에 마음대로 와서 참여하고 밝히기를 바라노라.” 특히 이 예배의 특징은 목회자와 회중이 서로 묻고 대답하는 교리문답(catechism)방식으로 진행하였다는 점이다

(문) 오늘이 무슨 날이뇨. () 예수 그리스도 부활하신 날이니라


() 예수그리스도는 뉘시뇨. () 대 주재의 외아들이니라


() 어찌하여 대 주재의 외아들이 죽으셨느뇨. () 우리 죄를 대신하여 죽으셨으니 죽으신 후에 장사 하니라


(문) 3일에 무슨 일이 있었느뇨. () 예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나오셨느니라


() 우리들이 부활하신 곳에서 배울 것이 무엇이냐 ()  첫째예수가 대 주재의 아들 그리스도이신 것과 죽음을 이긴 것을 아나니라둘째, 이로서 우리 구속함이 온전한 것을 아나니라 셋째, 그리스도 다시 살으셨으니 우리들도 죽은 후에 몸이 다시 삶을 아나니라. 넷째, 예수가 죽음을 한번 이기셨으니 우리들이 예수를 믿고 의지하면 죽기를 무서워 할 것이 없나니라. 다섯째, 우리에게 사는 구주 있어 항상 대 주재 앞에 우리를 위하여 기도한 것을 아나니라. 


() 이날이 어찌하여 그리스도인에게 기쁜 날이뇨. () 우리구주, 이날의 죽음을 이기시고 마귀의 권병을 깨뜨리시고 우리 속죄함을 온전케 하시고 오늘부터 우리 형이 천하만국 왕으로 앉으셨으니 어찌하여 기뻐하지 아니하리요.“ 


초기 한국교회는 교파와 기관을 초월하여 민족의 고난과 하나 되는 부활신앙을 가졌기에 부활절이면 민족고유의 흰옷을 꺼내 입고 등()을 들고 시가를 행진하며 시대의 어둠을 밝히려 한 것이다.


선교사들의 사랑을 받은 귀한 나라!

우리나라는 수대에 걸친 여러 선교사들의 사랑을 받은 귀한 나라이다. 편한 삶과 풍요로움을 포기하고 황폐했던 이 나라에 뼈를 묻기 원했던 수많은 선교사들. 한국감리교 최초 선교사 아펜젤러와 한국장로교 최초 선교사 언더우드, 여성교육의 선구자 스크랜턴 등, 지상명령인 복음전파의 열정 하나만으로 이국땅에서 생명을 다 바친 선교의 스승들이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고 자신은 물론 자식을 잃으면서까지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열정이 부활절 아침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이 땅에 뿌린 선교사들의 헌신과 섬김 때문에 이 땅에 달려와서 20대부터 70대까지 젊음을 다 바치고 선교를 위해 매진했다


우리나라를 사랑한 선교사들의 소원은 이 땅에 묻히는 것이었다. 그들이 목숨으로 사랑한 한국 땅. 우리 또한 복음의 증인으로 2015년 부활절의 아침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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