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자녀를 양육할 때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
책임은 늘어나고 통제력은 줄어 든다!
결혼생활을 할 때보다 아이를 양육할 책임은 더 무거워진 반명에 한부모로서 통제력은 훨씬 약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혼했지만 절대로 전배우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당신의 삶에서 그 사람을 삭제하기를 바랐다면 당신은 그저 그 사람을 침대나 은행계좌로부터 몰아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함께 낳은 아이가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계속되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양육안의 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당신들은 서로 속박되어 있다.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언제나 부분적인 이혼일 뿐이다.
상대방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양육안 합의조건에 따라서 아이를 데려다줄때마다 상대방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개인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하더라도 자녀의 얼굴 표정이나 행동, 습관 따위에서 전 배우자를 보게 될 것이다.
부모로서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은 전 배우자가 하는 행위에 여전히 제약을 받는다.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그것은 양육이라는 어려운 도전을 맞아서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당신들이 사이좋게 지내든 그렇지 않든 두 사람은 여전히 끈으로 묶여있다.
당신이 아빠라면,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자녀에 대한 책임을 계속해서 분담해야 한다.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도움을 주어야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언제나 모든 것을 좌우하던 아빠로서의 막강한 권한은 잃어버린다.
권한은 줄어들면서 경제적인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그 때문에 소리를 지르거나 벽에 머리를 처박거나 시키는 대로 따르거나 또는 다른 아빠들을 만나 신세한탄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당신이 홀가분한 총각도 아니고 아이가 가장으로서의 당신의 역할을 알고 있었던 시절의 막강한 아빠도 아니라는 것이다.
당신은 영원히 이혼한 아빠이다. 더는 당신 삶의 중심을 차지하지않는 여자와 시간제 부모 역할을 나눠서 하는 것이 당신의 임무다. 당신이 이따금 자녀를 방문하는 아빠든지 공동양육안을 이행하는 공동부모든지 상관없이 이것은 누구에게나 행당되는 사실이다.
당신은 충동적으로 아이를 디즈니랜드에 데리고 갈 수 없다. 당신이 아이를 맡을 차례이더라도 그 기간에 아이를 디즈니랜드에 데리고 가도 되는지 혼자 결정할 수 없다. 당신은 몇 날 몇 시에 아이를 데려다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저녁을 해놓고 기다릴 아이 엄마와 모든 것을 미리 상의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 엄마는 거부할 권리가 있다.
무엇인가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해도 늦게 데려다 줄 수 없다. 또 갑작스럽게 아이의 일과, 식사, 취침 시간을 바꿀 수도 없다. 전처에게 전화해서 그녀가 만나고 있는 건달이 아이 주위에 얼쩡거리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 말을 하면서 전처가 그 말을 고분고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아이에게 아내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물어봄으로써 궁금증을 풀 수도 없다. 아이는 불편해 하고 아내는 반발할 것이다. 당신들 두 사람이 바꾸자고 동의하지 않는 한 서로 합의한 어떤 규칙도 감자기 바꿀 수 없다.
당신이 엄마라면,
이전처럼 자녀를 책임져야 하지만 아이의 양육방식을 결정할 권한은 약해진다. 전남편이 아이를 쌀쌀한 바깥으로 내보내기 전에 절대로 스웨터를 입히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제 당신은 어쩔 수 없다.
아이를 데리고 떠날 때 전남편 손에 억지로 스웨터를 들려주면서 입히라고 강요할 수 없다. 전남편이 차를 과속으로 모는 것이 걱정되어 떠날 때 “너무 빨리 달리지 말아요”하고 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아빠가 아이에게 마음껏 텔레비전을 보게 하거나 당신 기준으로 볼 때 너무 늦게까지 아이를 재우지 않더라고 그의 집에서 그가 따르는 규칙을 바꿀 수 없다.
아이 아빠가 애를 어떻게 훈육시키는지, 그가 옳고 그름에 대해서 무엇을 가르치는 결정할 수 없다. 의사소통에 관해서 말하자면, 당신들의 서로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작정하지 않는 한 어떤 말을 해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설득할 힘은 있지만 명령할 힘은 전혀 없다.
당신은 아이가 아빠와 함게 있을 때 아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전혀 통제할 수 없다. 전남편도 마찬가지지만 당신도 아이를 데리고 있는 동안은 새로 만난 애인과 라스베이거스로 훌쩍 떠날 수 없다. 또는 아빠의 허락없이는 아이를 라스베이거스에 데리고 갈 수도 없다.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는 아이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다.
이러한 변화탓에 결별과정이나 직후에는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강한 갈등이 뒤늦게 불거질 수도 있다. 완전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이혼을 했다면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주디스 월러스타인, 샌드라 블레이크슬리 / 오혜경 역 "이혼부모들과 자녀들의 행복만들"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