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의 선교위원회에서 국제구호기관으로
| | | 서창권 목사 |
시카고 북부 외곽에 위치한 시카고한인교회(담임 서창권 목사)는 선교에 많은 힘을 쏟는다. 세월이 흐를수록 선교 규모가 커지면서 재정적 수요도 증가했다. 이에 선교지의 교회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직접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모금의 기회도 교회 밖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1년 8월에 시카고한인교회는 NGO(비영리기관) 월드호프시카고(World Hope Chicago, WHC)를 창립했다. 이어서 지난 3월 말IRS로부터 세금 면제 허가인 501(c)(3)를 받아 명실공이 연방 정부, 주 정부, UN 산하기관, 일반 기업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식 구호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동안 후원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있어도 세금 면제 허가를 받지 못해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많은 예산과 정성을 쏟고 있는 아이티 필라델피아 스쿨에 더 많은 후원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WHC를 설립했다.”라고 서창권 목사는 설립 동기를 설명했다.
현재 시카고한인교회는 파송선교사 2가정, 후원선교사 32가정, 후원선교기관 20기관, 개척교회 6개 등 60곳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이티의 폰테인 마을과 네팔 복음주의 신학교가 가장 규모가 큰 선교 대상이라면서, 서 목사는 “아이티에서 중점 선교 지역은 폰테인 마을이다. 처음에는 크리스천 스쿨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했지만, 학생들을 장래의 크리스천 리더로 키운다 한들, 그 가족과 지역 사회가 변화되지 않으면 그간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전인 선교의 기치를 내걸고 한 마을을 후원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학교와 폰테인 마을
2009년 미국교회의 지원이 끊긴 초등학교의 후원을 시작한 이래 현지인들의 요청에 응답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차례로 개설되었다. 필라델피아 크리스천 스쿨에는 학년당 한 학급이 있으며, 올해 9월이면 11학년이 생긴다. 각 학급 정원은 40명, 교직원 수는 30명, 현재 총 학생 수는 350 명이다. 2011년에는 중학교, 도서관, 본관 2층을 증축했다. 교회 차원의 선교 헌금과는 별도로 시카고한인교회 성도들이 150여 명의 학생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매달 30달러씩 후원하고 있으며,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모두 등록금, 교과서, 교복, 점심 제공에 쓰였다.
“미국 교회가 단기선교를 갔다가 지역 주민들의 헌신에 감동을 받아 5천 불을 헌금했는데, 현지인들이 그 돈을 종자돈으로 교실 다섯 개짜리 학교를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그 미국교회가 계속 지원하다가 사정상 그만두고, 주드 아우구스마 목사님의 요청으로 우리 교회와 연결되었다. 처음에는 연간 3~4만 불 후원했는데 시설 보강과 늘어나는 학급 등 지원 규모가 계속 배가되고 있다. 그 동안 교회 헌금으로 충당해 왔지만, 이제 WHC에 거는 기대가 크다. WHC는 2014년 2월 창립 이사회 이후 급성장을 하고 있다. 현재 11명의 이사와 5개의 이사 교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더 많은 교회들이 동역하길 원하고 있다. 세금 면제 허가를 계기로 크게 성장할 것 같다. 앞으로는 좀더 커다란 프로젝트를 시행할 예정이다.”라고 서 목사는 말했다.
폰테인 마을 지원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첫째는 식수 공급이었다. 학교 안에 펌프 한 대를 설치해 학생들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둘째는 집짓기 사역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 2호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7호 주택까지 기금이 확보된 상태이다. 셋째는 과부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후원자들의 헌금으로 기금을 마련해, 50여 명의 여성들에게 각각 200불씩 빌려 주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역이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 창립)에서 비롯된 무담보소액대출은행은 가난한 이들의 자활을 돕는 사업이다. 네 번째는 축구팀 지원이다. 연 2회 축구공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니폼도 지원했다. 그 동안 지역 유지가 땅을 빌려 주어 축구장으로 이용했는데, 머지않아 그 땅을 구매해 축구팀에 기증할 예정이다.
“병원과의 거리가 먼 가난한 마을이어서 간이치료소 건립을 구상 중이다. 수도 포르토 프랭스에 있는 봉제공장으로부터 재봉틀을 지원받아 여성들에게 직업 훈련과 취업의 기회를 마련해 주려고 한다. 폰테인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다양한 프로젝트들 덕분에 동네 전체가 밝아지고 긍정적인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면서 서 목사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시행된 사역들 외에 구상중인 프로젝트까지 질문했다간 인터뷰가 끝나지 않을 기세였다.
| | | 필라델피아 크리스천 스쿨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다. |
전인 선교
끝으로 서 목사는 전인 선교에 대한 생각들을 밝혔다.“지난 17년간 목회와 선교 차원에서 40개국을 방문하는 동안 전인 선교(Holistic Mission)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교회와 신학교 지원 등을 통한 영혼 구원에만 전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개인과 가족과 사회의 영혼육이 구원을 받아야 진정한 지정의(知情意)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전인 선교는 복음의 선포(proclamation)와 구현(demonstration)을 포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반구호기관은 교회를 돕지 못한다. 그러나 교회는 선교지의 교회도 돕고 지역사회도 도울 수 있다. 개 교회들이 힘을 모아 한 동네, 한 마을을 복음화하고 자활을 도울 수만 있다면,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다. 시카고한인교회 신자들의 봉사와 구제, 선교의 참여도가 높은 것도 도움 받는 사람들이 보여 주는 긍정적인 변화 때문일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크리스천들이 교회에 기부하지 못해 구호기관을 후원하고,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교회들까지 구호기관에 헌금을 보내는 실정이다. 그래서 WHC를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의 선교 사역을 기뻐하셔서 WHC를 통해 그 사역의 지경을 넓혀 주신 것이라 믿는다. 지금 WHC는 아이티 사역을 주로 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을 위한 사역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먹이고, 교육시키는 일, 집을 지어주고 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 직업 훈련을 시키는 일 등을 해나갈 것이다. 올해에는 특히 탈북자 지원 사역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변화시키는 크리스천으로서 한몫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지난 5월 11일 오후 본사에서 시카고한인교회의 담임이자 WHC 설립이상장 및 대표인 서창권 목사와 월드 호프 시카고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윗글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WORLD HOPE CHICAGO http://worldhopechicago.org 1500 W. Algonquin Rd., Hoffman Estates, IL 60192 1-847-359-1522
| | | 인수 당시의 한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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