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대적 사명
“통일의 문, 하나님이 여시면 닫을 사람 없고 닫으시면 열 사람 없어”
대한민국의 과거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어두움이었다.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을 무려 1,950번 받았다. 그런가 하면 세계사에 유례가 드물게 복음으로 인해 가장 많은 핍박이 있었던 나라이다. 그것을 잘 알 수 있는 것이 순교자의 숫자인데, 고신대 이상규 교수에 의하면 한국은 짧은 기독교 역사에도 공식적으로 1만 명, 비공식적으로는 3만 명의 순교자를 배출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400여 년간 로마 제국에 의해 핍박 받았던 초대교회의 순교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과거에 이러했던 나라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이 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기 때문이다.
1955년 동구권이 철의 장막으로 복음의 문이 닫혀 있을 때 오픈도어선교회 창시자인 브라더 앤드류의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했다. 그의 마음속엔 말씀 한 구절이 있었는데, 그 말씀은 바로 계시록 3장 7절이다. ‘하나님께서 여시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시면 열 사람이 없다’는 이 말씀이 그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핍박 받던 동구권에 이 말씀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오픈도어가 태동부터 복음의 문이 닫혀 있는 곳에 반포한 성경책이 500만 권이 넘는다. 지금도 북한의 지하교인들은 오픈도어가 전달해 준 성경 말씀을 읽으며 통일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정세로 볼 때 대한민국은 이제 통일을 앞두고 있다. 이 통일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통일이 가져다주는 수많은 국가적 이익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더 중요한 이유는 영적인 상황이 그것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현재 자신들의 메카를 중심으로 하여 동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서 복음의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은 복음의 최전방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때에 통일을 위한 사람들을 준비하고 계신다. 현재 대한민국 안에는 2만 8,000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이 땅의 그루터기로 사용하실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통일한국을 위해 남한의 교회들을 준비하고 계신다. 통일한국이라는 시대적 사명은 몇몇 개인, 몇몇 교회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한국교회 모두가 통일한국을 위해 더욱 기도하며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준비들을 함께 해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 한반도를 시발점으로 하여 출발한 복음이 북한을 거쳐 중국과 유럽, 전 세계에 도달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교회는 온실에서 꽃을 피우지 않았다. 교회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 꽃을 피워왔다. 이것의 산 증인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비록 온갖 어려움이 우리 안에 존재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이 땅에서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여시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시면 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통일은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이 든다. 한국교회가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함께 준비해 나가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권재호 목사(도성교회 담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