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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노숙 소녀 하버드 박사 되다

1.5세 카니 정씨 LA서 밑바닥 청소년기
셸터서 고교과정 마쳐“후배들에 용기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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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뒤 LA에서 노숙자로 전락했다가 역경을 딛고 일어서 마침내 하버드 박사가 된 한인 여성의 이야기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카니 정의 감동적인 연설’(Connie Chung-Awe Inspiring Speech)이란 제목의 동영상이 소개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올해 초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인 1.5세 카니 정(사진)씨.

정씨는 북한 평양 출신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미국까지 날아왔다. 정씨 부모는 북한의 정치체제에 환멸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고 어린 남매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다.

하지만 공산주의 북한과 자본주의 미국은 달랐다. 정씨 가족은 LA에서 하루하루 고된 삶을 이어갔다. 아버지는 하루 16시간 일했고 어머니는 영어장벽을 무릅쓰고 삶을 개척해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 카니 정씨는 12세부터 LA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삶이 조금 나아지는 시기 노숙을 면했지만 14~15세, 18세에 다시 거리로 나앉았다.

정씨는 “길거리 생활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단순한 본능에 충실했던 시기”라며 “교회나 빌딩에 몰래 들어가 잘 때는 조금 편했다. 거리에서는 약물중독자의 위협을 받았고 여기저기 도망 다녔다”고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카니 정씨는 청소년 노숙자를 지원하던 비영리단체 커버넌트 하우스에 들어가면서 삶을 바꿨다. “배우고 싶다는 배고픔이 너무 컸다”는 정씨는 커버넌트 하우스가 제공한 셸터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2002년 하버드 대학에 합격통보를 받았고 교육학 학사와 석사, 인간발달 및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다만 카니 정씨는 자신이 LA 거리 노숙자였다는 과거를 25세까지 숨겼다. 부끄러워서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하고 커버넌트 하우스에서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인 청소년들을 도우면서 마음을 바꿨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방황할 때 주변에서 나를 믿고 지원해준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진정 누구인지 앞으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카니 정씨는 지난 6월 커버넌트 하우스 뉴욕 기금모금 행사 때 “지금도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를 떠돈다. 그들의 아픔을 다독이고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커버넌트 하우스는 LA를 포함, 미 전역에 청소년 노숙자 셸터 20곳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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