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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목사의 성경바로읽기 32

 

마태복음 6:11의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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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에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란 내용이 있다. 이 기도의 내용은 우리가 물질에 대한 기도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정말 그러한 기도의 내용인가?

 

물질을 다스리게 하시옵고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의 세계를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다. 그런데 인간은 타락하면서 피조물을 오히려 섬기며 살아가게 된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거절한 인간은 이제 서로 주인이 되기 위해 싸움을 벌인다. 이러한 싸움의 중심에 물질이 있다. 돈이 가지는 힘은 시간이 갈수록 위대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은 돈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태세이다. 돈은 권력과 직결되었고, 돈은 명예에 금칠을 할 수 있었다. 예수님 때문에 죽음의 자리에 몰려야 했던 순교의 시대를 지나 어느 종교이든지 허용되는 시대가 되자 교회에서도 돈은 그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예수님을 믿고도 여전히 가난하게 사는 것은 믿음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교회의 건물은 높이 올라가기만 하고 교회 역시 돈의 물결 속에 허우적거리는 것 같다. 돈이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돈이야 말로 행복을 보장해 주는 지름길이라고 외친다. 이러한 돈의 맛은 인간의 역사를 통해 변하지 않은 불변의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문은 창조시에 명령받은 다스림을 회복하게 해 달란 기도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인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도다. 삶의 현장에서 제일 먼저 간구하는 것은 물질()을 다스리며 살게 해달라는 기도이다. 부자를 만들어 달라는 기도가 아니다. 물질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다. ‘우리라는 말 대신에 나에게’, ‘내 가족에게만’, ‘내 자식만은이라는 말로 바꾸고, ‘일용할대신에 차고 넘치는이라는 말을 넣어 부자 만들어 달라는 기도를 함으로 기도 내용조차도 돈을 다스리는 삶이 아닌 돈에게 끌려 다니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결코 물질을 구하는 것이 정당한 기도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질을 다스리는 자가 되도록 기도하라고 하신다.

 

오늘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이 구절을 물질을 구할 수 있는 근거로 삼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통해 우리가 물질을 다스리며 사는 자가 되기를 원하신다. 그런데 이 구절을 통해 우리가 영의 일용할 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기도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구절은 영적인 양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물론 우리는 매일 매일 영적인 양식을 먹어야 한다. 주기도문에서 보여주신 오늘의 일용한 양식은 그냥 매일 매일 주어지는 실제적인 양식을 의미한다. 여기에 어떠한 영적 양식에 대한 것은 없다. 예수님은 물질을 다스릴 수 있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여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야게의 아들 아굴은 잠언 30:8-9절에서 이렇게 기도한다.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 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물질과 하나님을 연계시키고 있다. 돈이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우선이다.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서 있고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여기시면 돈은 당신에게 주어질 것이다. 주기도문에는 물질을 바로 다스려 하나님과 관계를 그리고 이웃과의 바른 관계를 가지고자 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결코 돈을 달라는 기도가 아니다.

 

애굽에서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향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의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은 만나를 주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매일 매일 필요한 만큼의 만나만을 거두라고 하셨다. 단 안식일에는 만나를 내려주지 않았기에 안식일 전 날에는 두 배의 만나를 거두어드려서 안식일의 양식을 삼게 했다. 더 많이 거두어 다음 날의 양식을 보관해 두어도 그 양식은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고 하면서 돈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들에게 디모데전서 6장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9-10)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17-18)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일용할 양식에 기도에 있어서 가장 핵심은 우리에게 있다. 주기도문은 우리를 강조한다. 하늘에 계신 나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그들이 서로 도우며 더불어 땅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은 나에게만 하나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하나님이 나만의 하나님이 되기를 원하는 절정은 물질에 관한 기도에 있다. 우리에게 라는 단어는 나에게로 바꾸어져 버린다. 물론 나에게 많은 재물을 주시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쓰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내 자식 또한 돈 많은 곳에 있기를 소원한다. 예수님 당시에는 가난한 자들이 많았다. 예수님은 이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그리고 있는 자들이 없는 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성경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된 자들을 돌아보라고 명령한다. 있어야 할 부모가 없어서 정서적으로나 경제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고아와 남편이 없이는 경제적으로 가난할 밖에 없었던 당시의 과부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나그네 된 자들을 도우라고 명령한다. 부한 자들이 곡식을 거둘 때에 떨어진 낟알들은 거두지 날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남겨두라고 명령한다. 이렇게 성경은 가난한 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일용할 양식에 대한 기도의 내용은 일용한 양식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는 자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우리가 기도할 때에 나만의 양식이 아닌 우리가 함께 일용할 양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라는 것이다. 나에게 일용할 양식 그 이상이 있을 때 일용한 양식조차 없는 자들에게 나누어 주어 함께 일용한 양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는 기도이다. 우리에게서 빼앗아서 나의 것을 채우려는 자가 아니라 나의 것을 나누어 우리가 모두 일용한 양식을 채워가는 삶이 진정 물질을 바로 다스리는 삶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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