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9·11’…왜 파리가 표적이 됐나?
이는 프랑스가 서방 국가 중 미국에 이어 가장 이슬람국가 군사공격에 적극적인 상황과 관련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프랑스 전폭기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국가를 상대로 모두 283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지난 5일에는 프랑스의 하나뿐인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를 걸프만에 보내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바타클랑 콘서트홀에서 테러범은 “올랑드의 잘못이다.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아야 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서 보듯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집중적인 표적이 돼왔다. 이렇게 표적이 된 데는 이 나라가 이슬람 극단주의 격퇴작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점과 함께, 유럽 나라들 중에서 무슬림 인구 비중이 가장 높고, 무슬림들이 소외되면서 느끼는 절망감이 젊은이들을 이슬람 극단주의로 기울게 하는 사회적 토양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이번 테러에는 모두 프랑스 출신의 무슬림이 연루돼 있다.
영국의 제인스 테러리즘센터 소장인 매슈 헨먼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프랑스 안에서 무슬림들을 차별하고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인식과 북부 및 중부 아프리카에서의 대테러 작전으로 인해 프랑스가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말리에서 2013년 정부군이 이슬람주의 반군과 내전을 치르자 군대를 보내 지금도 전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격퇴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안에서도 2004년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2010년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면서 이슬람주의자들의 반발은 커져왔다. 2005년 11월에는 두 무슬림 소년의 죽음을 계기로 무슬림 차별에 항거하는 이주자들의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 인구에서 무슬림 비중은 7~9%로 추정된다. 사회학자인 라파엘 리오지에는 “프랑스는 무슬림으로서 느끼는 좌절감이 가장 큰 나라”라며 “그래서 젊은이들이 다른 어느 곳보다 기꺼이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에) 가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