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5장(1) 장로들의 유전
장로들의 유전(전통)
(마태복음 15:1-6, 막7:1-23)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에 유대인들과의 사이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전통(유전)과의 갈들이 더 심해지고 있다. 예수는 갈릴리중심으로 활동과 더불어 가버나움을 중심한 유대인들의 바리새파 사람들과 서기관들과 마찰이 있었던 것이다. 그 마찰의 내용이 15장에 와서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들어나고 있다.
첫째 유전을 범하나이까?(1-2)
1. 그 때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나아와 가로되 2절.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유전(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 유전(Tradition)이란 위에서부터 아래로 이어져 내려온 것을 뜻한다. 유전을 뜻하는 헬라어 ‘파라디도스’(paradidos)는 ‘건네주다, 전해 주다’는 뜻의 ‘파라디도미’(paradidomi)에서 나온 말로, 조상 때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는 일종의 행위법을 가리킨다.
이러한 행위법은 장로들의 유전(마 15:2)이란 말 외에 사람의 유전(막 7:8; 골 2:8), 너희의 유전(마 15:3), 조상의 유전(갈 1:14)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바리새인들과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계명의 본래 의도를 무시한 채 형식화된 관습만 답습하는 것 때문에 예수님으로부터 책망 받았다(막 7:1-15). 한편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이 말로 혹은 편지로 전해 받은 복음의 유전을 지킬 것을 권면하였다(살후 2:15; 3:6).
여기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왔다는 말은 정식으로 산헤드린 공회로부터 예수님의 활동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파송 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여기서 장로들의 전통(유전)이란 말은 파라도신(paradoshin)이라는 말인데 이 말을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성서공회애서 발행한 성경에는 “유전(개역개정)”이란 말로 번역했는데 최근에는 이 말을 ‘전통’이란 말로 바꾸어 발행되고 있다. 새 번역 성경에는 ‘관습’이라고 번역하였다.
‘유전’이란 구전으로 내려온 신앙이나 관습을 전해온 것인데 이것을 성문화 시킨것이 ‘토라’이다, 유대인들에게는 율법서와 동등한 권위를 인정했고 때로는 율법보다 더 우월한 권위로 취급하기도 했다.
유대인의 율법의 형성배경에는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별을 할 수 있다.
첫째, 고대 출애굽 전에는 종족법에 따른 관습과 전통으로 이웃 종족사이의 언약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것을 성문화한 것이 기원전 2100년경 우르 왕(Ur-nammu) 법전과 하무라이 법전(기원전 1800년경)에 영향을 받아 초기 율법이 전승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둘째, 출애급 후에 모세가 시내 산에서 받은 모음집과(출 19: 민 10:10), 모압 평지에서 모세의 고별강론의 모음집(신명기)을 성문법으로 편집으로 유대인의 율법서가 되었다.
셋째,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에스라가 70년 포로기간 중에 흩어져버린 율법서들과 구전으로 내려온 유전들을 수집해서 다시 편집한 것이 이스라 법전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느헤미야와 학사 에스라가 유대교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율법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백성 된 자들로 정의롭게 하나님을 경배하는 이상적 공동체를 이루고 거룩한 공동체를 보존하는데 율법과 장로들의 유전을 민족정신의 내용으로 삼고 있는 것이 유대교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을 뒤흔든 사건이 갈릴리 지역을 중심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유대교의 분부가 있는 예루살렘에 보고되었다. 그래서 유대교 지도부인 공의회는 조사단을 파견하게 된 것이로 보여 진다. 이때에 예수의 활동에 새로운 국면을 맞은 셈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예수님의 인격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당신의 제자들이라고’ 하면서 제자들의 행동을 공격한 것이다.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유전)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예수님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식사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는 필수적으로 손을 씻고 먹도록 장로들의 규범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것은 위생문제로 건강을 생각해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둘째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3-)
3.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
* 계명(Commandment)이란 종교적, 도덕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정을 말한다. 구약에서는 율법과 십계명(창 26:5; 출 15:26; 레 22:31; 27:34)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신약에서는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마 22:36-40; 막 12:28-34)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되었는데 복음서에서는 십계명뿐 아니라 율법의 다른 규정들도 가리키고 있다(마 5:19).
예수님은 모든 계명의 핵심으로서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새 계명으로 말씀하셨고(마 22:36-40; 요 13:34) 바울은 계명을 율법과 결부시켜서 해석하였다(롬 7장).
셋째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4-6)
4.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비나 어미를 비방(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셨거늘 5. 너희는 가로되 누구든지 아비에게나 어미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6.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 비방(Slander)이란 남을 대항하여 헐뜯어서 말하는 것이다. 성경은 성도들에게 서로 비방하지 말라고 권면하고 있다(약 4:11). 형제를 비방하는 것은 형제를 사랑하라고 명령한 율법을 범하는 것으로 율법을 비방하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율법을 세우신 하나님처럼 자신이 하나님 노릇을 하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또한 성경은 비방하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며(벧전 3:16) 징계를 받는다고 경고한다(민 12:2-13). 성경에는 비방 받았던 사람이 여럿 있다. 모세는 미리암과 아론에게 구스 여자를 아내로 취하였다고 비방 받았으며(민 12:1), 히스기야 왕은 산헤립의 신복들로부터 비방을 받았다(대하 32:16-17). 제자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는다는 이유로 바리새인, 서기관들의 비방을 받았으며(눅 5:30) 예수님도 강도에게 비방 받으셨다(눅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