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5장(4) 많은 병자를 고치시다
많은 병자를 고치시다 (29-31)
"예수께서 거기서 떠나사 갈릴리 호숫가에 이르러 산에 올라가 거기 앉으시니 큰 무리가 절뚝발이와 불구자와 소경과 벙어리와 기타 여럿을 데리고 와서 예수의 발앞에 두매 고쳐 주시니 벙어리가 말하고 불구자가 건전하고 절뚝발이가 걸으며 소경이 보는 것을 무리가 보고 기이히 여겨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라"(29-31)
갈릴리(Galilee)의 위치는 팔레스타인 북쪽을 지칭한다. 히브리어의 ‘갈릴’(galil)이란 말에서 왔으며 ‘원’, ‘순회’, ‘지역’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BC 63년 로마인들이 행정구역으로 만들기 전까지는 고정된 경계선이 없었다. 갈릴리는 앗수르 인들이 북 왕국을 멸망시킨 때(BC 734-722)부터 마카비 기간(BC 80)까지는 유대인들에 의해 통치되지 못했다. ‘이방의 갈릴리’(사 9:1)라는 말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요세푸스에 따르면 1세기의 갈릴리는 길이 약 70km, 넓이 40km2로 204개의 마을을 포함하고 있었다.
예수님과 갈릴리와 관계는 숲이 우거진 언덕과 비옥한 평야로 이루어진 갈릴리는 예수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며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 사역이 이루어진 곳이다. 그래서 이곳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기적 사건들이 복음서에 여러 번 기록되어 있다(막 1:32-43; 3:10; 6:53-56). 비유들의 대다수 역시 이곳에서 말씀하셨다(마 13:3-8; 막 4:3-8; 눅 8:5-8 등).
갈릴리에 대한 예수님 당시의 견해에 대해서, 유대와 사마리아를 곁에 끼고 있는 갈릴리는 헬라 - 로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 북쪽 지역은 다소 고립되어 있는 편이었고, 거주자들은 유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투리를 사용하거나(마 26:73) 그들의 관습이 유대의 풍습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이 경멸의 태도는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무시한 것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이는 갈릴리에서 선지자가 나오지 못한다는 확신에 근거한 것이다(요 1:46; 7:52; 마 2:23).
절뚝발이(Lame)는 다리에 결함이 있어 걷는 데 불편을 느끼거나 걸을 수 없는 사람을 말한다(요 5:3). 성경에 나타난 인물 중에 절뚝발이는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이다(삼하 4:4). 구약 시대에는 절뚝발이나 기타 장애자들은 제사장직에 종사할 수 없었고(레 21:18) 예수님께서는 많은 절뚝발이들을 고쳐주셨다(마 15:30). 표준새번역에는 ‘다리 저는 사람들’로 옮겼다(요 5:3).
소경(Blind man)은 시력을 잃었거나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경들은 가난했으며(마 9:27)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어서 하나님은 그들을 돌보라고 명령하셨다. 구약에서는 소경 앞에 장애물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했고(레 19:14) 소경으로 길을 잃게 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신 27:18). 또한 소경은 제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었다(레 21:16-18).
소경이란 말은 상징적으로도 사용되었다. 신약성경에는 예수님이 소경의 시력을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회복시켜 주신 기록이 많이 나온다(마 9:27-30; 12:22; 15:30; 21:14; 막 8:22-25; 10:46-52; 요 9:1-7). 구약에는 소경이 눈을 떴다는 기록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예수님이 소경을 고치신 사건은 예수님이 바로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메시아이심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사 29:18; 35:5; 42:7; 마 11:5; 눅 7:21).
벙어리(Mute)는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농아(聾兒)가 있고, 발성기관은 정상이어도 들을 수 없는 것 때문에 말할 능력을 상실한 청아(聽啞)가 있다.
성경에는 벙어리가 되는 원인 중 하나가 귀신에 의한 것으로 나온다(막 9:17; 눅 11:14). 그러나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의해 벙어리가 되게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에스겔을 일시적으로 벙어리가 되게 하신 것과(겔 3:26) 아들을 낳게 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한 사가랴를 일시적으로 벙어리가 되게 하셨던 것이 그 예이다(눅 1:20).
이사야는 메시아 왕국이 도래하면 벙어리가 노래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사 35:6). 예수님은 벙어리와 같은 장애인들을 고치시는 이적을 보이심으로 자신이 구약에서 예언된(사 29:18; 35:5-6; 42:7; 61:1) 메시아이심을 보여 주셨다(마 11:5; 12:22; 눅 4:18).
이곳 갈릴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산으로 올라가 앉으셨는데 큰 무리가 예수님께로 모여왔다. 그들 중에 다리 저는 절뚝발이, 장애가 있는 사람,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 말을 못하는 벙어리 그 외 많은 병자들을 사람들이 예수께 데려왔다. 그러나 예수님은 한 사람이라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거절하지 않고 모두 고쳐주셨다. 사람들이 고침 받은 사람들을 보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앞에서 나타난 가나안 여인과의 관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가나안 여인은 이 방 이방 여인이었지만, 갈릴리 사람들은 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이란 것이 다를 뿐이다. 앞에서의 사건은 가나안 여인 한 사람이 중심이고, 갈릴리에서는 군중들 가운데서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