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회에선] "교회 활동 않고 혼자 예배·기도" 괜찮을까?
1인 가구 증가, 나홀로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독교인들도 교회 활동 대신 홀로 예배 드리고 기도하는 신자가 늘고 있다
한국에선 지금, "나홀로 신앙" 확산
김모(33)씨는 올 초 서울에서 부산으로 직장을 옮겼다. 처음 한 달은 교회를 정하기 위해 열심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선택은 쉽지 않았다. 3월부터는 아예 서울서 다니던 교회의 주일예배 실황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혼자 예배를 드리고 있다. 바쁠 때는 기독교방송을 보면서 설교를 듣는다. 미혼인 그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닌다. 김씨는 “교회 등록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 드리는 예배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 예배 드리고 기도한다=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여가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族)’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신자들 중에도 혼자 예배 드리고 기도하는 ‘나홀로 신앙인’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교회에 출석해도 구역 등 소그룹에 속해 있지 않거나, 교회에 출석하는 대신 집에서 TV나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점이다.
청년사역연구소 이상갑 목사는 22일 “교회에 등록해 신앙생활을 하지 않거나 집에서 인터넷으로 예배 드리는 나홀로 신앙인이 늘고 있다. 이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스스로 크리스천이라고 밝히지만 교회 안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나홀로 신앙인’은 40대 이하에서 두드러진다. ‘나홀로 신앙인’이 되는 경로는 대체로 두 가지다.
첫째는 진학이나 취직, 이사 등으로 교회 출석이 멀어지는 경우다. 고교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다, 대학에 입학한 뒤, 군에서 전역한 뒤 교회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
둘째는 교회 내 분란이나 갈등으로 인해 실족하는 경우다. 이들은 신앙을 포기할 수 없어 홀로 예배를 드린다. 이 목사는 “50대 이상 세대는 부모에게 순종하고 교회 안에서 무난하게 신앙생활을 한 성도들이 많다면, 40대 중반 이하는 세대가 달라졌다. 요즘은 신혼부부 층에서도 나홀로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트렌드인가, 위기인가= 나홀로족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생긴 신조어다. 201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3.9%였다. 30년 전인 1980년(4.8%)보다 19.1%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1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서도 혼자 사는 가구가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율은 계속 증가해 2035년에는 3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홀로족을 표현하는 말도 많아졌다. ‘혼밥(혼자 밥먹기)’은 흔한 용어가 됐고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쇼(혼자 쇼핑하기)’ ‘혼여(혼자 여행하기)’ ‘혼놀(혼자 놀기)’ 등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업체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5.3%는 ‘어느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29.5%는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답해 70% 이상이 나홀로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 생활보다 타인의 간섭이나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운 개인생활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1인 가구에 속해 있고 ‘나홀로’ 문화에 익숙해있다면, 신앙생활 역시 공동체 내부보다는 홀로 향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목회하는 김모(43) 목사는 “상당수 교인들이 구역(소그룹)에 속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자신의 삶을 드러내기 원치 않는다”며 “이러한 현상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 풍원교회 이일성 목사는 “우리 사회가 개인적 가치관이 우선시 되면서 교회생활도 개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홀로 예배드리며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기부도 익명으로 하는 것을 만족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은혜로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여러 사람의 희생과 섬김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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