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목사 논단
세워진 권위 2
[로마서 13:1-2]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기독교인은 세상 권력에 대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 로마서 13:1-7을 답으로 든다. 이 구절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후 문맥을 살펴보아야 한다. 로마서 1-11장은 교리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면 12장부터는 실천을 다루고 있다. 12장을 보면 1-2절은 하나님께 대하여, 3-13절은 믿는 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14-21절까지는 세상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결론이 되는 21절을 보자.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다가오는 최대의 위기는 국가의 권력으로부터 왔다. 기독교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국가에 고발되었다. 당시 모든 종교의 수장은 로마 황제였다. 또한 로마 황제는 “주(Lord)‘로 칭송되고 있었다. 당연히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기독교인들과 로마제국과는 적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세상과의 관계에서 세상이 기독교인들에게 악으로 다가온다 하더라도 기독교인은 세상을 향하여 선으로 다가가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권세는 국가다. 이에 세상 권세의 정점에 서있는 국가에 대하여 기독교인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 로마서 13:1-7에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으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한다.”(13:10)고 말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국가가 악을 행하더라도 침묵해야 하는가?
위에 있는 권세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로마서가 기록된 당시는 왕이 다스리는 절대 권력이 있었다. 당연히 백성은 개개인의 인권이 존중받는 시민이 아니라 국가의 사람 곧 국민이었다. 나라가 개개인의 해복과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한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왕에게 주권이 있었다. 계급이 존재하고 아래 사람은 위에 있는 사람에게 절대 복종이 강요되고 있었다. 로마서 13장에서는 위에 있는 권세(단수)라고 하지 않고 위에 있는 권세들이라고 복수를 쓰고 있다. 백성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 위에 여러 계층의 권세들이 있고 그 머리에 로마 황제가 있다. 그렇다면 “위에 있는 권세들”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천주교 성경은 2절을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그러므로 권위에 맞서는 자는 하느님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고, 그렇게 거스르는 자들은 스스로 심판을 불러오게 됩니다.” “질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당시 왕정 시대에 맞는 “질서”가 있다. 계급에 의한 질서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시대였다.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은 “국가의 질서에 복종하라”로 이해할 수 있다.
왕정 시대가 아닌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의 “질서”란 어떠한 질서인가? 주권이 최고의 통수권자에게 있거나 어떤 특정한 집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에게 있다.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투표를 통해 위정자들에게 통치자의 권위를 부여한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위를 가지고 국민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국회) 그 법을 따라 통치하고(행정부) 그 법 안에서 죄의 유무를 따진다(사법부). 왕정에 있어서는 왕이 법을 초월해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는 최고의 통수권자 역시 법 아래에 있게 된다. 법을 어기는 순간 자신에게 부여된 권위가 상실되고 만다. 통치권자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세운 모든 질서에 대하여 국민은 복종하여야 한다. 거기에는 납세의 의무가 있다. 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주어지는 세금은 왕정시대나 민주주의 국가 시대에나 있어 왔다. 아무리 통치자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세금은 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이에 대하여 기독교인일수록 더욱 그리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13:7) 질서에의 복종은 단지 국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직이나 제도에도 마찬가지다. 질서에의 복종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자.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났다
위에 있는 권세들 또는 권위들에 복종하라는 말은 질서에의 복종이라고 이해했다. 그리고 로마서 13장은 이러한 권위(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났다고 했다. 더 나아가서 모든 권세들은 하나님이 정한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들은 모두 하나님이 정하신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여기에서 “정하다”라는 번역을 영어에서는 “세워지다” “임명되다”의 의미를 가진다. 만일 하나님이 직접 세상의 모든 국가의 통수권자들을 세운 것으로 이해하게 되면 북한의 김정은 역시 하나님의 뜻을 가지고 임명된 자인가? 그래서 그에게도 국민은 묵묵히 복종하여야 하는가? 원칙이란 어떤 형편에서든지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의 대통령은 하나님이 정하신 권위의 자리니 국민은 하나님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고 북한이의 통수권자는 무너뜨려야만 하는 정권으로 적용한다면 그것은 원칙에서 어긋난다. 그러기에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 났고 세워졌다는 것은 모두에게 적용되도록 해석되어지고 이해되어야 한다. 어떻게? 이 세상의 어떠한 국가라도 하나님의 통치권 아래에 있다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니엘서는 세상의 권력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음을 선언한다. 하나님이 개개인의 권세들을 세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세들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있다는 의미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