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 약 130년, 순교의 피로 쓴 장로교 역사
예장 합동, "총회역사관" 개관... 각종 자료로 보는 130년!
정성구 박사, 김선규 총회장(각각 왼쪽 네 번째, 다섯 번째)
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이 서울 영동대로 총회회관 1층에 '총회역사관'을 개관, 3월 31일 오전 총회회관에서 개관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 역사관은 세계 장로교의 태동부터 우리나라 장로교 약 130년의 기원과 지금까지 이어온 과정 등을 각종 사료를 중심으로 전시한 공간이다. 합동 측은 지난 제100회 총회에서 역사관 설치를 결의했고,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의 준비와 공사를 거쳐 이날 개관에 이르렀다.
역사관은 약 53평(175 제곱미터)의 공간에 크게 6가지 주제의 A~F면으로 구성돼 있다. A면은 총회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료들이 배치돼 있으며 최초 교회인 송천(소래)교회가 미니어처로 만들어져 전시했다. B면은 장로교의 기원과 발전, 한국장로교의 태동과 총회 조직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C면은 한국장로교 역사에서 있었던 주요 변곡점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D면은 기획전시관, E면은 동영상 시청관, F면은 총회산하 기관 및 속회 소개관이다.
지금까지 한국장로교 역사에선 크게 세 번의 분열이 있었다. 지난 1952년 신사참배 문제로 고려파(예장 고신)가 분리됐고, 이듬해 성경관 문제로 故 김재준 목사가 파면되자 그를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설립되기도 했다. 이후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빚어지면서 끝내 예장 합동과 통합이 서로 나뉘고 말았다. 역사관은 이 같은 역사적 순간들을 사진과 자료 등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선규 총회장(왼쪽)이 정성구 박사에게 감사패를 전달
순교의 역사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권적으로 통치하신다는 개혁주의 사상을 굳게 붙들어온 한국장로교의 순교자들은 수많은 도전 앞에서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켰다. 신사참배에 반대했던 故 주기철 목사를 비롯해, 해방 후 민족의 비극 앞에서 두 아들을 죽인 자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던 故 손양원 목사, 그리고 공산당의 박해로 순교한 故 조만식 장로.... 또 지난 1939년 설립된 염산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교인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77인이 돌멩이를 달고 수장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었다. 역사관은 오늘날 교회를 있게 한 이들의 보화와 같은 신앙의 기록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역사관을 개관하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정성구 박사(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다. 그는 일평생 모은 사료들을 역사관을 위해 기꺼이 내놨다. 정 박사는 "한국교회는 그 동안 오직 앞만 보고 교회부흥과 성장에만 매달려,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달려왔다"며 "걸어왔던 길과 걸어갈 길을 제대로 알려면 역사를 옳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정 박사는 이어 "지난 50년간 개혁주의 곧 칼빈주의적 교회 역사를 체계화하고 정리하기 위해 삶 전체를 드려 일했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들을 교단을 위해 내어놓을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라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비록 늦었지만 총회가 역사의식을 갖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이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역사관 개관이 칼빈주의 신학과 신앙을 파수하는 데 첫 발을 내딛는 귀한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영광교회(박광재 목사), 길부교회(최점식 목사), 초량교회(김대훈 목사), 반송서부교회(장학덕 목사) 등 교단 내 역사적 전통을 가진 교회들이 망설임 없이 유물을 기증했다. 합동 측은 이날 정성구 박사를 비롯한 기증자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故 주기철 목사(왼쪽 맨 아래) 등 주요 순교자들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한편, 이날 개관 감사예배는 서현수 목사(서기)의 사회로 김성태 장로(부총회장)의 기도, 총회장 김선규 목사의 설교, 부총회장 전계헌 목사의 축도로 드렸다. 이어 김정훈 목사(역사위원장)의 경과보고와 길자연·박무용 목사(이상 증경총회장), 김재호 목사(GMS 명예이사장),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등의 축사 및 격려사, 공로·감사패 수여, 테이프커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예배 후에는 정성구 박사가 직접 역사관의 각종 자료들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성구 박사가 출석하고 있는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담임목사는 "역사는 그 누구도 피하거나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역사관 개관을 계기로 우리가 늘 역사를 의식하고 그것의 발전에 공헌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원본출처: http://www.christian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