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진실한 기도(시 22:1-21)

2017. 4. 2 아가페선교교회 주일설교

지독한 배신을 당하게 되면 복수를 생각하게 됩니다. 복수란 무슨 의미입니까? 

revenge란 말은 ‘당한대로 되갚아 준다.’는 말입니다. 이런 복수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묻지 마 살인’이란 이런 것입니다. 여자에게 상처받은 남자가 닥치는 대로 만행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수 갚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시 22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아마도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 피난길에서 썼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의 분노와 허탈함을 우리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왕궁에서 쫓겨나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고달프고 배고픈 문제 등이 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고통입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은 영적인 고통입니다. 오죽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라고 외쳤겠습니까?

친구에게 버림을 받고, 애인에게 버림을 받는 것은 그런대로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 것은 견딜 수 없습니다.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입양된 아이들이 받은 상처는 너무나 깊고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상처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당하는 것입니다. 영적인 고통이 가장 큰 것입니다.

지금까지 다윗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응답을 받았습니다. 기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위로를 받고, 새 힘을 받아 승리했습니다. 수없는 전쟁도 하고, 삶과 죽음이 한걸음이라 할 정도로 온갖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도무지 견딜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시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시편 22편의 경우를 보면 그가 당한 상황과 어려움이 구구절절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 버림을 받지 않았다면, 도저히 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윗의 기도는 정말 정직하고 진실한 기도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영화 ‘Passion of Christ’를 보면, 예수님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에 동물 뼈가 붙어 있는 채찍에 수없이 맞으셔서 살이 다 찟겨지고, 머리에는 가시관으로 얼굴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갈보리 골고다 언덕까지 고난의 길을 십자가를 지고 오셨습니다. 로마병정들은 예수님의 양손을 십자가에 대고 대못으로 손을 십자가에 박았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려져서 못에 걸려있는 양손으로 몸을 지탱하려고 할 때 찢어지는 고통이 있습니다. 몸이 밑으로 쳐지기 때문에 가슴이 폐를 눌러서 숨을 막기 때문에 몸은 반사적으로 못에 걸려있는 손에 힘을 주어서 몸을 세우게 되는데, 그때 온몸의 신경 마디 마디에 전해져오는 고통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리고 제육시 곧 정오 12시에 온 땅에 어둠이 임하고(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태어나실 때는 한밤중이었는데 밝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서 죽으실 때는 한낮이었는데 어둠이 임했다고 합니다) 제 9시 오후 3시에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면서 절규하며 소리치십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예수님의 마지막 절규하는 외침은 천 년 전에 쓰여진 시편 22편 1절에 기록된 다윗의 기도였습니다.

버려짐의 고통

누군가로부터 버려져 보신 적 있습니까? 엄마로부터 버려진 아기가 당했을 버려짐의 아픔, 고통을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요?  버려짐은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고통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심한 고통은 정신적인 고통, 영적인 고통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 발가벗겨진 상태에서, 침 뱉음과 수치와 모욕을 당하십니다. 시편22: 7절.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 (마 27:39) “지나가는 자들은 자기 머리를 흔들며 예수를 모욕하여…. 그가 하나님을 신뢰하니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제 그를 구원하실지라!” 십자가 고통 안에서 예수님의 가장 큰 고통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려진다는 것’ 입니다. ‘아바 아버지로부터 버리진다는 것입니다.’ 절규하며 처절하게 부르짖는데, 하나님은 침묵하십니다.

우리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이 무엇일까요? 육체의 질병의 고통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배우자나 자녀를 잃어버린 사람은 그 상실의 고통을 말하실 것입니다. 우울증이나 지독한 충격으로 인한 화병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 고통입니다.

첫 인간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여 타락하였을 때 성경이 기록하기를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창3:8)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해야만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큰 고통입니다. ‘하나님의 낯 얼굴 앞에서’ 바로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의 임재를 온전히 느끼고, 경험할 때 우리들은 가장 자유롭고, 가장 행복함을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낯을 피해야만 하는’ 하나님으로 단절되는, 버려지는 것은 가장 큰 고통입니다.

아니타니(Anitani)

22절부터 극적인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절규의 탄원을 하다가 하나님을 향한 높은 감사와 찬양으로 극적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나머지 뒤 부분인 22-31절은 감사와 찬양의 시로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그 전환점이 되는 구절이 21절입니다. 21절에서 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히브리 원어성경에서는 히브리 동사 ‘아니타니’로 21절이 마쳐집니다.‘아니타니’는 “주께서 내게 응답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애, 우리들의 상황, 우리들이 가장 큰 고통을 극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응답하심에 달려있습니다. “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하나님의, 주님의 응답하심은 어떠한 상황도 완전히 뒤집어 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 하는 질문이지요. 하나님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허락하세요? 하나님 저 하나님 잘 믿어 보려고 애쓰는데도 이러한 고통을 주세요? 그 상황과 그 고통을 뒤집는 유일한 것은 “주님의 응답하심”입니다. 하나님께서 버리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는 순간까지 하나님의 침묵하셨지만, 하나님은 한 순간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더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얼굴과 시선을 예수님께 더욱 가깝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고통 가운데 있을 때도 하나님은 그렇게 가깝게 계십니다.

하나님의 ‘아니타니’ 응답하심으로, 예수님의 가장 큰 고통인 버려짐은 가장 큰 소망인 살아나심으로 놀랍게 전환되어집니다. 십자가는 죽음입니다. 끊어짐, 버려짐입니다. 큰 어둠입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또한 하나님의 응답하심과 함께 살아나심입니다. 부활의 길입니다. 회복이요. 구원이요. 가장 밝음으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그래서 Good Friday입니다. 이 십자가에서 담긴 메시지가 내가 어떤 상황과 형편 가운데 있다하더라도, 앞으로 어떤 상황과 형편을 만난다 하더라도, 나의 믿음을 새롭게 전환하는 메시지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어떤 어려움과 환란과 지독한 외로움과 견딜 수 없는 분노 가운데서도 죽지 말고 살아나야 합니다. 십자가 때문입니다. 죽지 않고 사는 것, 이것이 진정한 복수입니다. 원수를 갚는 것이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십자가 앞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아가페선교교회(담임: 강진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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