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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 개혁, 다시 점검한다 (1)

"이 시대, 신학교육 현장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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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에서 내놓은 향후 10년 내 로봇이 대체할 직업 중에는 모델과 경기심판, 법무사 등을 90~100%로 전망한 반면 소방관과 성직자, 사진작가, 의사 등은 0~20%로 내다봐 성직자는 미래에도 살아남을 직업(?)으로 손꼽았다. 이러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신학대학원 신학교육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학교육을 전담하는 신학대학원의 존속 가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0년 주기로 2015년 조사된 종교인구 조사 결과, 가장 주목할 부분은 종교인구의 급감이다.

 

2005년 조사 대비해 2015년 조사에서 개신교 인구는 968만명으로 120만명이 늘어났지만 전체 종교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9%의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탈종교화의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신학대학원은 계속 존속 가능할지 의문이다. 여기에 학령인구의 감소와 신학대학원 지원자 감소도 신학대학원 존속 가능 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더해준다. 본교단 7개 직영 신학대학원 입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신학대학원의 경우 감소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일부 신학대학원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다. 여기에 한국교회 신뢰도 추락도 신학대학원 교육의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실 교단 총회에서 신학교에 위탁운영하는 신학대학원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장신대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신학교는 세미나리(Seminary)로 라틴어 세미나리움(Seminarium), 모판에서 온 말"이라며 "세멘(Semen)은 씨를 뜻하는 말로 볍씨나 고추씨를 뿌려서 키워 내는 모판, 이것이 세미나리의 어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신학교는 일종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노회에서 목사후보생 고시를 치른 후 노회장의 추천을 받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고 졸업시에는 졸업생 명부를 총회장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신학대학원은 총회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신학교로서는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신학대학교 4년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경우와 달리 일반대학교를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경우는 신학대학원 3년 과정이 준비된 목회자를 양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목회 현장에서는 신학대학원 3년을 공부하고 졸업한 목사후보생을 향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할 지경이다. 신학대학원에서 목회 현장과 관련된 지식과 성도들을 훈련시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 대한 불만이다. 사실 대부분의 신학대학원에서는 성서신학과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등의 전통적인 신학 분류 방식에 따라 신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분류는 현대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슐라이어마허가 도입한 방식으로 지금은 여기에 기독교윤리학과 기독교상담학 등 현실에 맞는 일부 과목을 포함시킨 정도다.

 

실제로 기독교 신앙이 세상의 사상과 문화, 과학과 예술, 정치 경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폭넓게 읽고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신학대학원은 많지 않다. 특히 목회의 대상인 평신도 사역을 위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신학대학원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본교단 총회에서 관련 부서의 청원으로 평신도 과목을 개설하기로 결의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학대학원과 목회 현장과 멀어진 거리감은 신학교육의 가장 큰 위기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박상진 교수는 "신학교육 과정은 목회자가 되기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는 과정으로 전락하고 목회를 위해서는 각자의 경험과 신학교 외의 교육 및 훈련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학대학원과 목회 현장의 분리현상은 신학교수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뒤따른다. 그는 "대부분의 신학교수들은 한국교회라는 상황 보다는 학문적 관심에서 출발하고 있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이를 신학교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언급한 후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한국의 문화와 토양, 한국교회의 사회의 상황에 대해 인식과 문제의식을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결국 한국교회와 사회, 문화와의 접촉점을 상실한 채 신학교육이 이뤄지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늘날 신학대학원 신학교육 중에서 성서학 분야의 약화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강치원 박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오늘날 한국 신학교 신학교육 중에서 성서학 분야의 과목이 단지 1/n의 비중으로 개설되고 헬라어와 히브리어에 대한 비중이 약화됐다"면서 "루터와 교회경건주의자들이 신학수업에서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성서연구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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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제대로 공부해야되지만 오늘날의 신학교육은 오히려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목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설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신학대학원에서 성경을 바로 읽고 주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목회자들은 성서주석을 통해 끌어낸 메시지를 현실에 맞게 재생산해 설교를 통해 선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침체 원인 중의 하나가 목회자의 자질 문제다. 교인들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직책인 목회자는 교인들 보다 영적 도덕적으로 탁월하진 못해도 우월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사회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교회를 부끄럽게 만든다. 이처럼 목회자 자질 문제는 결국 신학교육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볼 때 목회자는 신학대학원에서 대부분 만들어 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학대학원에서는 여러 방안에서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대학원 신입생은 1년간 반드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영성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말경건훈련을 통해 목회자의 영성과 인성 훈련에 역점을 두기도 한다.


한걸음 나아가 산속으로 들어가는 수도원이 아니라 세상을 수도원으로 만드는 '기독교 수도원'으로서의 신학대학원도 앞으로의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강치원 박사는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수도사가 되는 길을 걷는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신학대학원은 기독교 수도원이며 신학교수는 학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신학자가 아니라 삶으로 신학의 길을 걷는 수도승"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미래의 목회자를 길러내는 신학대학원은 새로운 수도원이 돼야 하고 교수와 학생은 신학과 삶이 녹아든 신학교육의 현장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독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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