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U)성령사관 아카데미
제 3기생 입학 및 가을학기 개강 감사 예배
성령사관 아카데미의 개원에 부치는 글
“이런 학교 되게 하소서”
저는 애틀랜타 섬기는교회 안선홍 목사입니다. 저와 같이 목회경력도 미비한 사람이 이런 귀중한 자리에 축사를 맡는다는 것이 송구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명망있는구약학자요,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교의 총장을 역임하신 장박사님께서 왜 은퇴 후에 이렇게 쉽지 않은 도전,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모한 도전을 하시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은퇴후에 편안한 노후를 보내시기에는 한국교회의 심각한 현실과 제도권 신학교육의 한계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기도의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사관 아카데미’라는 이름과 교육내용은 모호한 것이 전혀없고, 충격적일만큼 직설적입니다. 성경 30독, 2천절 성경암송, 하루 한끼 금식, 3시간 기도, 3시간 노동, 순교서약, 6개월 선교활동…식사 중에 은퇴하신 목사님이신 장인께 이 학교에 대하여 말씀을 드렸더니 제 집사람 입학시키라고 농을 하셔서 식구들이 웃기도 하였습니다. 제 집사람이 혹시 입학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성령사관 아카데미’가 신학적 사변에 매몰되어 현실 목회와 점점 괴리되고 있는 신학교의 안타까운 현실에 던지는 돌직구라고 생각합니다.
카일 아이들먼이 쓴 ‘Not a Fan’(팬인가 제자인가)라는 책을 많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는 많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마치 마이클 조던의 각종 정보와 기록을 알고 있지만 실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 예수님에 대하여 알고 있지만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그리스도의 팬이라고 진단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 책의 많은 부분을 공감하였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팬이라도 되는가?하는 생각을 저버리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히든싱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가수와 가수를 모창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가려진 공간 속에서 노래를 하고 방청객들이 진짜 가수를 찾아내는 프로입니다. 그런데 모창가수가 실제 가수를 이기고 더 진짜 가수 같다는 방청객들의 충격적인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그 프로에 나오는 모창능력자들은 그 정도로 가수를 좋아하고 따라합니다. 한 모창능력자는 심지어 그 가수 때문에 노래가 없던 자신의 삶에 노래가 생겼다고 웁니다. 저는 이런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 사람들 앞에서 그리스도의 팬이라고도 말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큰 대가가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큰 팬이 몰려드는 것에 환호하지도 그들이 물러가는 것에 실망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어떻게 하면 교회에 사람들을 많이 끌어 모을수 있을까? 하는 집착을 버리질 못하고 있습니다.
신학교에서 배출되는 학생들 가운데 불과 20% 안팎만이 전담사역자로 나가는 현실입니다. 그들도 생존경쟁에 내몰리는 형편입니다. 교회에 사람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끌어모을까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목회생태계에 던져지는 것이지요.
목회의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잃어버린 영혼만을 쫓는 사즉생의 사역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성령사관학교도 힘이 들더라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더 많이 유치할까 하는 조바심과 부단히 싸우시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그리스도의 군사로 양육할까 하는 본질에 부단히 집중하신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한국교회와 이민교회에 의미있고 가치있는 역사가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안선홍 목사/섬기는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