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누카 Hanukkah, 수전절

by kim posted Dec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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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 Hanukkah, 수전절 

 

히브리력 9번째 달 키슬레브(כִּסְלֵו) 25일부터 8일간(그레고리력으로는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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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절 정의

하누카(Hanukkah)는 BC. 2세기, 유대인들이 시리아의 지배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키고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한 것을 기념하면서 시작된 유대교의 중요한 명절이다. 성전을 되찾은 후 유대인들은 이교도의 신상을 치우고 불을 밝혀 하나님께 성전을 봉헌했다. 이로 인해 하누카는 봉헌절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됐다. 또 명절이 이어지는 8일 동안, 가지가 아홉 개인 촛대 하누키아’(hanukkiyah)에 불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식이기 때문에 하누카는 빛의 축제라고도 한다.

 

하누카는 히브리력의 아홉 번째 달인 키슬레브 25일에 시작해 8일 동안 계속되며, 그레고리력으로는 11~12월에 해당된다. 이때 고대 서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동지(冬至)를 매우 중요한 절기로 여겨 그것을 기념하는 축제가 펼쳐지곤 했다. 유대인들의 독립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마카비 전쟁으로 성전을 탈환한 BC. 2세기 이후 동지 축제 대신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하누카 명절을 지키게 됐다고 전해진다.

 

하누카 기간에는 매일 아침 유대교회당에서 예배가 열린다. 그리고 특별히 기적들을 위해서라는 의미의 알 하니심(Al Hanisim)과 하나님을 향한 찬송의 시 할렐 (Hallel)시편 113, 118편을 낭독한다. 하누카 기간에는 화려하고 거창한 행사를 벌이는 대신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 받으며 촛대에 불을 밝혀 창가에 놓아둔다.

 

하누키야(hanukkiyah)

하누키야(hanukkiyah) 하누카에는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공원, 도로 등 공공장소에서도 하누카 메노라인 하누키야에 불을 밝힌다. 그래서 하누카를 빛의 축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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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키아에 불을 붙이는 장면


2. 명절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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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는 BC.  165년경, 하스몬(Hasmonaeans) 가문의 제사장 마타티아스(Mattathias)의 네 아들이 혁명을 일으켜, 팔레스타인을 지배하던 시리아계 그리스인 안티우코스 4(Antiochus IV Epiphanes)를 물리치고 이스라엘 민족의 성지인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한 마카비 전쟁을 기념하는 날이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Alexandros) 대왕은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해 팔레스타인을 흡수했다. 서기전 320년에 그가 급사한 이후에는 프톨레마이오스(Ptolemy)와 셀레우코스(Seleucus) 장군이 20년 동안 권력 투쟁을 벌였다. 초기에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을 지배했으나, 시리아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을 다스리던 셀레우코스가 이후 팔레스타인 통치권을 빼앗았다. BC. 2세기경 팔레스타인에는 셀레우코스 왕조와 시리아계 그리스 군이 공존하는 상황이었다.

 

BC. 173,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4세는 유대인들에게 그리스신을 믿으라고 강요하고 성전의식, 안식일, 할례, 토라 금지령을 내리며 종교를 탄압했다. 유대인들의 생활의 중심이자 신앙의 상징인 유대회당을 장악하고 이교도의 신과 올림포스의 제우스를 숭배하는 제단을 세웠으며, 그 제단에 돼지 피를 뿌리며 여사제들은 음행하는 행위를 하며 자신을 숭배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분노한 유대인들이 결국 반란을 일으켜, 예루살렘 인근의 모딘(Modiin)이라는 마을에서 전투가 시작됐다.

 

주동자는 하스몬 가문의 제사장 마타티아스의 네 아들이었고, 이것이 바로 마카비 전쟁이다. 반란군은 시리아 군대와 싸워 승리한 뒤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했다. 그리고 성전 안에 있던 이교도 우상을 치우고 다시 하나님께 성전을 봉헌하며 축제를 열어 기쁨을 나눴다

 

탈무드(Talmud)에는 마타티아스의 셋째 아들인 유다 마카비와 유대인 지도자들이 혁명을 일으켜 그들의 성전을 되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성전을 정화 뒤 하나님께 봉헌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기 위한 의식을 행했는데, 이때 성전을 상징하는 촛대 메노라(Menorah)에 불을 붙이려 했다. 유대인들은 성전안에 이방인이 손을 대지 않은 순수한 기름 한 병을 발견했다. 그러나 기름은 하루 동안 메노라를 밝힐 양밖에 되지 않았다.

 

대제사장은 우선 그 기름으로 메노라에 불을 붙였다. 그로부터 새로운 기름를 만드는 데 8일이 걸렸으나, 놀랍게도 메노라의 불빛은 8일 동안 유지됐다. 유대인들은 기적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성전을 탈환한 날부터 8일 동안을 봉헌절로 축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메노라의 기적을 기념하여 하누카를 빛의 축제라고 부르며, 하누카 기간이 이어지는 8일 동안 메노라에 불을 밝히는 것이 전통으로 이어지게 됐다.

 

다윗의 별과 더불어 유대를 상징하는 메노라는 원래 가지가 일곱 개지만, 하누카에는 가지가 아홉 개인 하누카 메노라, 즉 하누키아에 불을 밝힌다. 하누키아의 여덟 가지는 하누카 기간 동안 하루에 하나씩 차례대로 밝혀지며, 아홉 번째 가지에는 다른 가지에 불을 밝히는 ’(servant) 역할을 하는 샤마시’(shammash) 초를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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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키야(hanukkiyah)


하누키야(hanukkiyah) 하누카에는 가지가 일곱 개인 일반적인 메노라가 아닌, 가지가 아홉 개인 메노라, 즉 하누키야에 불을 밝힌다. 8일 동안 이어지는 하누카 기간 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불을 밝히고, 하누키야는 길 쪽을 향한 창가에 두어 모든 이들과 함께 하누카의 기적을 기념한다.

 

3. 명절 역사

마카비 전쟁이 일어나고 250여 년 뒤, 1세기경에 유대인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는 하누카 축제의 기원에 대해 기록하면서 빛의 축제라는 말로 하누카에 대해 언급했다. 그로부터 1세기 후인 초기 랍비 시대에 쓰인 유대교 법전 [미시나-Mishnah]에는 하누카라는 이름은 기록돼 있으나 이와 관련된 규칙이나 관습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신약 성경 요한복음 1022~38절에는 예수님도 수전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으로 찾아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누카는 원래 성전 순례를 하지 않는 명절이었으나, 성전에서 거행되는 축제가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해 예루살렘 인근의 유대인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마카비 전쟁로부터 6백 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탈무드에 8일 동안 불탄 기름 항아리의 기적 이야기가 실렸다. 현대에는 마카비 전쟁을 헬레니즘 문화에 젖은 유대인과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유대인의 문화적인 충돌로 보기도 한다.

 

하누카가 본격적으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시오니즘(Zionism)이 등장하면서부터다. 1세기에 유대인들은 로마 제국에 반란을 일으켰다가 수도 예루살렘이 파괴되며 추방당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유대인들 사이에서 1880년대 말 시오니즘 운동이 전개되면서 하누카는 국가재건운동에 정신적 동기를 부여하는 상징이 됐다. 2000년 전, 소수 열세인 데다 정식 군대도 아닌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한 사건은 나라 없이 떠도는 유대인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에 유대인 지도자들은 대형 하누카 메노라를 만들고 마카비의 정신을 강조하게 됐다.

 

하누카가 본격적인 축제로 발전한 데는 시오니즘 외에 서구 크리스마스의 상업 문화도 깊이 영향을 미쳤다. 1930년대 이후 미국에서 크리스마스가 상업화되기 시작하자, 유대교회당에서 고유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하누카를 활성화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4. 명절 주요 행사

유대인들은 성서에 구체적으로 기록된 절기만 명절로 지키고 이러한 날에는 일을 하지 않는데, 하누카는 성서에 나오는 절기가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축제일이므로 평소처럼 일을 하면서 보낸다.

 

1) 하누키야와 샤마시

 하누카는 가족들이 모여서 가지가 아홉 개인 메노라에 불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누카에 사용하는 메노라를 특히 하누키야라고 부른다. 하누키야에는 여덟 가지와 구분되는 아홉 번째 가지가 있는데, 이는 다른 초에 붉을 밝힐 때 사용하는 초를 위한 자리다. 이렇게 다른 초를 섬기는 역할을 맡은 초를 샤마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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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꽂을 때는 오른쪽에서부터 꽂아나가며, 이는 히브리어를 쓰는 방향과 같다. 하누카 첫날, 샤마시에 먼저 불을 붙인 후 가장 오른쪽 가지에 초를 꽂아 불을 밝히고, 둘째 날에는 첫날 밝힌 초를 한 칸 왼쪽으로 옮겨 자리를 비운 후 새로운 초를 그 자리(가장 오른쪽 가지)에 꽂아 초 두 개에 모두 불을 밝힌다. 이렇게 8일 동안 이미 밝힌 초들을 왼쪽으로 밀면서 촛불을 밝혀나가는 것이다.

 

세파르디(Sephardi) 유대인 가정에서는 가장이 불을 붙이고, 아시케나지(Ashkenazi) 유대인들은 가족 구성원이 모두 불을 붙인다. 첫째 날 초를 밝히고 두 가지 축복의 기도를 올리는데, 첫 번째 기도는 촛불을 켜는 행동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 기도는 하누카의 기적을 축복하는 내용이다.

 

하누카 메노라는 집 앞쪽 창가에 놓아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하누카의 기적을 함께 기념한다. 예전에는 방문객이 현관 오른쪽 문지방에 달려 있는 성물(聖物) 메주자(mezuza)를 쉽게 만질 수 있도록 메노라를 현관 밖 왼쪽에 놓아두었다고 한다. 메주자는 메노라와 함께 하나님의 계명(誡命)과 관련된 성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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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자(mezuza)종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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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관에 붙인 메주자 의미를 알려주는 유대인 아버지


메주자(mezuza) 유대가정에서 하누카를 맞아 현관 밖 오른쪽 문턱에 달아놓는 메주자. 하나님의 계명과 관련된 성물로 여긴다.

 

2) 하누카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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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카에는 라트키’(Latkes)라는 감자 요리를 해먹는다. 라트키는 한국의 부침개 같은 음식으로, 하누카에는 전통적으로 기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을 먹는다. 아시케나지 유대인들은 이 감자전을 파스푸셰’(fasputshes) 또는 퐁시케’(pontshkes)라고 부르고, 이스라엘에서는 레비보트’(levivot)라고 부른다. 감자전 외에도 기름에 튀기는 도넛 수프가니오트’(Sufganiyot)를 만들어 먹는다.

 

유대인의 전통 음식 라트키(Lat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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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전통 음식 라트키(Latkes) 기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하누카에는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을 먹는다. 라트키는 감자 부침개와 유사한 요리다.

 

감자전을 먹을 때는 치즈를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는 서기전 6세기경의 외경 유딧서(Judith)와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하스몬 가문 출신의 여인 유디트가 유대 민족을 지배하던 네부카드네자르(Nebuchadnezzar)의 군대 장관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를 암살하기 위해 그에게 치즈를 먹여 목이 마르게 한 뒤 포도주에 취하게 만들었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유디트 이야기는 외세로부터 유대 민족을 구했다는 점에서 하누카와 연관되어, 하누카 기간에도 치즈와 치즈를 이용한 요리를 먹는다고 한다.

 

3) 마오즈 추르(Ma’oz Tzur: Rock of ages)

 

하누카 기간에는 매일 초를 밝힌 후 영원한 반석이라는 의미를 지닌 마오즈 추르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는 11~13세기 사이에 무명작가가 지었다고 전한다. 현대에 부르는 음률은 독일 민요에서 따온 것이다. 15세기 중반부터 널리 불렸으며, 전 세계의 교회에서 만세반석 열리니라는 찬송가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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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드레이들(dray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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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들은 하누카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유대인의 전통 팽이놀이다. 이때 사용하는 팽이는 4면으로 돼 있고 각 면마다 히브리어 글자가 하나씩 새겨져 있다. 드레이들이라는 말은 이디시(Yiddish)어로, 독일어의 돌리다’(drehen)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놀이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팽이를 돌리고, 팽이가 가리키는 면의 글자에 따라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팽이에 נ(Nun, ), ג(Gimmel, 김멜), ה(Hay, 헤이), ש(Shin, )이라는 네 글자가 적혀있다. 이 글자들은 ‘nes gadol haya sham’의 앞 글자로 거기에 큰 기적이 있었네라는 의미다. 이스라엘에서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거기라는 뜻의 샴(sham) 대신 여기라는 단어 פ(Pey, 페이)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여기(이스라엘)에 큰 기적이 있었네라는 의미로 바꾼 것이다.

민속 놀이 드레이들(draydel)

 

민속 놀이 드레이들(draydel) 주사위를 대신해 사용하는 4면 팽이. 각 면마다 히브리어 글자가 하나씩 써 있고 글자에 따라 상품을 얻거나 잃는 놀이다.

 

드레이들 놀이 방법은 다음과 같다.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동전이나 사탕, 구슬, 견과류 등을 똑같은 수대로 마련한다. 이때 물건은 열 개를 넘지 않는다.

가운데 항아리를 놓고 모두 물건을 나누어 넣는다. 가진 것을 모두 넣는 것이 아니라 개수를 정해 넣는다.

돌아가며 팽이를 돌린다. 팽이가 멈추면서 가리키는 면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참여자 가운데 가진 것을 모두 잃거나 또는 항아리 속 물건을 모두 얻는 사람이 나오면 놀이가 끝난다.

 

- נ (Nun, ): 팽이의 נ면이 위를 보면 그 주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ג (Gimmel, 김멜): 팽이의 ג면이 위를 보면 그 주자는 항아리에 든 것을 모두 갖는다.

- ה (Hay, 헤이): 팽이의 ה면이 위를 보면 그 주자는 항아리 속에 든 것의 절반을 갖는다. 항아리 속 

      물건이 홀수면 절반보다 한 개 더 갖는다.

- ש (Shin, ): 팽이의 ש면이 위를 보면 그 주자는 가진 것 중에서 하나를 항아리에 넣는다.

 

5) 조트 하누카(Zot Hanukkah)

 

하누카 명절의 마지막 날은 "조트 하누카"라고 한다. 이날은 시나고그(synagogue)에서 구약성경 민수기784절을 읽는다. 이 구절에 “Zot Chanukat Hamizbe’ach”라는 문장이 있기 때문에 하누카의 마지막 날을 상징하게 됐다. 우리말로는 제단에 기름을 부은 날로 해석된다. 성서 절기중 큰 명절인 대속죄일(Yom Kippur, 욤 키푸르) 기간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사랑을 구하며 회개 기도를 하는 시간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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