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설명서] 반기독교 세력의 용어 전술
그들은 왜 ‘개’자를 붙이는 걸까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정보통신 부서에서 SNS 전략을 짜던 탈퇴자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개독교’는 신천지가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때 한국교회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다.” 어쨌든 대다수 크리스천이 침묵하는 사이 온·오프라인에선 ‘개독교’ 같은 저질 용어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부모님 존함 앞에 ‘개’자를 붙였다고 칩시다. 자식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성도들은 어머니 같은 조국교회 앞에 반기독교 세력이 ‘개’자를 붙이고 낄낄대도 침묵합니다. 젊은이들은 눈물 흘리며 ‘주님의 거룩한 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댓글전쟁 앞에선 꿀 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모든 교회가 잘할 수는 없습니다. 지상에 완벽한 교회란 없으니까요. 한국교회의 순기능은 역기능을 덮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이단과 반기독교 세력은 일부 교회의 잘못을 전체의 잘못인 양 덮어씌웁니다. 그리고 ‘개독교’로 낙인찍습니다. 용어전술이죠.
‘일부 보수 기독교계가 동성애와 이슬람을 혐오한다’는 표현도 잘못된 것입니다. 마치 일부에 불과한 교회가 타인의 정체성, 타 종교를 막무가내로 폄훼하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진보적 교단으로 분류되는 한국기독교장로회조차 동성애는 금기사항입니다. 테러를 일삼는 과격 이슬람에 대한 관점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동성애와 이슬람을 경계하는 건 대다수 한국교회의 밑바닥 정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혐오와 건전한 비판의 경계선은 불분명합니다. 혐오는 변하지 않는 속성을 비난해서 폭력을 유발할 때만 발생합니다. 그러나 동성애 성향은 수시로 바뀌는 데다 당사자 내면의 감정은 측정할 방법이 없다 보니 혐오로 규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혐오를 이유로 타 종교에 대한 정당한 구분, 차별이 불가능하다면 이단에 대한 비판까지도 차단됩니다. 결국 차근차근 따져보면 ‘일부 보수 기독교계’는 ‘성경적 가치를 따르는 대다수 한국교회’가 되고 ‘혐오’는 ‘헌법이 두텁게 보장하는 신앙과 양심, 표현의 자유’가 됩니다.
‘강제 개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한부 종말론 집단에 빠진 이들이 제 발로 걸어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렇다보니 가족들은 상담을 통해 이단에 미혹된 자녀, 부녀자를 구출해냅니다. 신천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기습작전이 벌어지고 불가피한 통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단에 미혹된 이들은 대개 1주일의 상담을 거치면 사교(邪敎)의 실체에 눈을 뜹니다. 이런 배경에서 봤을 때 ‘강제 개종’은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짓밟는 용어전술에 불과합니다.
‘공격적 선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선교는 죄악에 묶인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해주는 고귀한 행위입니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에게 구명 튜브를 건네는 것과 같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에겐 있는 힘을 다해 밧줄과 튜브를 던져야 합니다. 누군가 이런 걸 ‘공격적 구조’라고 비판한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답하겠습니까.
한국교회를 헐뜯는 용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기독교 세력과 이단이 만들어낸 용어의 본질을 꿰뚫고 댓글 달기, 기독교 싱크탱크나 인터넷 선교회 후원 등으로 잘못을 바로잡아야겠습니다. 누가? 내가!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