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20% 관세' 미-EU 쟁점...세계 곳곳 폭염·산불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20% 신규 관세 계획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라오스에서 댐이 무너져 홍수로 수백 명이 실종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무더위와 산불 등으로 인명피해가 이어지고 있고요. 중국에서 불량 백신 때문에 시진핑 국가 주석이 나선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다시 밝혔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부를 만나 무역 현안 해소에 노력하겠지만, 잘 안 될 경우 “EU산 수입 자동차에 무언가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3일) 백악관에서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EU에서 들어오는 자동차들에 20% 신규 관세 부과 계획을 수차례 밝혔는데요. 이 같은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EU집행부를 곧 만나죠?
기자) 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일행이 내일(25일) 워싱턴을 방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는데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양측의 협력 강화가 회담 목적이지만, 주요 의제는 아무래도 통상 문제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씩 고율관세를 매긴 데 대해, 유럽연합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버번 위스키, 기타 미국산 농산물 등 34억 달러 상당 품목에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통상 대치가 고조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EU 집행부와 협상이 잘 안 되면, 자동차 관세를 집행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계획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동차 관세는 EU의 대미 수출 규모 중 500억 달러 상당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조치인데요. EU 집행부는 이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유럽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자동차 관세 인상이 유럽과 미국 양측에서 1조 달러 상당 무역과 1천500만 개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융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자동차에 신규 관세를 계획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EU는 수입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수입 승용차에 2.5%만 적용하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미국과 EU 사이 불공정 무역의 전형으로 보는 건데요. 미국 주요 도시 거리에 독일산 고급 자동차들이 흔하게 다니는 게, 이런 상대적 세제 혜택 때문이라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이 피해를 보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어제(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제품 홍보 행사에서도 “EU는 그동안 미국을 매우 힘들게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동차 관세 외에, 미국과 EU 사이 통상 현안이 어떤 게 있나요?
기자) EU 당국의 환율 조작 의혹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EU가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지난주 ‘트위터’에 적으면서, “미국의 경쟁력을 빼앗는 불공정한 경기”라고 강조했는데요. 내일(25일) 회담에서도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문제 제기할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기업이 EU에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 받은 문제도 있죠?
기자) 네. EU 당국이 지난주, 미국 기술기업 ‘구글’에 사상 최대 51억 달러 과징금을 부과했는데요. 반독점법 위반 사유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EU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지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 방문 도중 CBS와 인터뷰에서 “무역과 관련해서는 EU가 미국의 적”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대한 자동차 관세 외에, 다른 나라들에도 신규 관세 의지를 확인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24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없애는 데는 관세가 최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랫동안 무역에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했던 나라들이 모두 협상하러 워싱턴에 오고 있다”고 적은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합의가 안 되면 관세 부과를 당할 것. 아주 간단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세 부과 방침을 통해, 세계 각국과의 무역 현황을 바꿔나가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 동안 미국은 도둑맞는 돼지저금통이었는데, 늦었지만 이를 바로 잡고 있다면서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아주 잘하고 있다, 재정 수치들도 지구상에서 가장 좋다”고 했는데요. “미국이 다시 승리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라오스에서 댐이 무너졌다고요?
기자) 네. 어제(23일) 라오스 동남부 아타프 주에서 수력발전 댐이 붕괴됐습니다. 50억㎥ 물이 한꺼번에 방류됐는데요. 6개 마을이 잠기면서 1천300여 가구, 6천600여 명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매체들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10명 미만 사망자도 나온 걸로 추산되는데요. 수백 명이 실종된 상태라 인명 피해는 빠르게 늘 전망입니다.
진행자) 댐이 왜 무너진 겁니까?
기자) 아직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걸로 현지 매체들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내년 2월 운전 개시를 목표로 짓고 있던 댐인데요. 한국의 SK건설 등이 사업에 참가 중이었습니다. SK 관계자는 "비가 계속 쏟아지면서 보조댐 중 1개가 있는 곳의 강이 범람해, 상부 쪽이 일부 무너져 하류 마을의 침수 피해가 가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는 무더위 때문에 인명피해가 이어지는 중이라고요?
기자) 네. 일본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 무더위로 최근 엿새 동안만 94명이 사망했습니다. 열사병을 비롯한 온열질환 추정 증세가 급증하는 중인데요. 일본 기상청이 어제(23일) 긴급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현행 무더위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여서, 단순한 더위가 아닌 “재해급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다음달 초까지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하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더위가 어느 정도길래, 자연재해급이라는 거죠?
기자) 어제(23일)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 낮 최고기온이 섭씨 41.1도였습니다. 일본 기상관측 사상 최고 수준이었는데요.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무더위에 더 취약한 학생층을 고려해, 소학교와 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옆 나라 한국에서도 무더위는 마찬가지라고요?
기자) 네. 한국에서도 지난 7월 20일부터 어제(23일)까지 온열질환 사망자가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환자는 1천303명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오늘 발표한 통계에 나왔는데요. 덥기로 유명한 대구 근처, 경상북도 영천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선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지역은 30도 후반을 꾸준히 기록하는 중입니다. 한국 기상청은 이런 무더위가 다음달 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에서 이렇게 물난리와 무더위가 이어지는 중에, 유럽에선 산불이 번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리스 수도 아테네 외곽 서쪽 키네타와, 동북쪽 펜텔리에서 어제(23일) 잇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15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빠르게 번진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자동차나 집 안에서 발견됐는데요. 워낙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많이 늘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직도 불길을 잡지 못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지역에서도 섭씨 40도 안팎 폭염이 계속되는 중이고, 불길이 워낙 빨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수도 아테네 중심부로 불이 번지는 게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 주민들에게 해안가 대피령을 내리고, 파르테논 신전 등이 있는 유명 사적지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했는데요. 유럽연합(EU)에 긴급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 키프러스 등이 항공기와 소방인력· 설비를 아테네와 주변 지역에 급파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럽에서 큰 산불이 난 곳이 그리스뿐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스웨덴에서는 벌써 열흘 가까이 산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요. 지난 10일 이후 발생한 산불이 80개나 됩니다. 이 중에 어제(23일) 현재까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게 절반인 40개인데요. 인명피해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무려 2억5천만m² 임야가 불타 사라졌습니다.
진행자) 유럽에서 이렇게 산불이 많이 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무더위와, 이로 인한 건조한 대기가 첫 손에 꼽힙니다. 스웨덴의 경우 북극권에 가까운 나라라서, 여름에도 낮 평균기온이 섭씨 23도 안팎, 그다지 덥지 않은 곳인데요. 올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주변 국가들 사정도 비슷해서요. 인접한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도 이번 주 들어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상 기후가 아시아와 유럽에서 진행 중인데, 미국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서도 이상 기후로 볼만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데스밸리에서는 이달 들어, 낮 최고기온이 100여 년 만에 최고인 화씨 125도를 기록했는데요. 섭씨로 약 52도나 됩니다. 산불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에 3천명 넘는 소방인력을 투입했지만, 지금까지 열흘 넘도록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에서 불량 백신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동과 아프리카를 순방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량 백신 파동에 엄정 대처하라고 어제(23일) 관계 당국에 지시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 사건을 “악질적이고 소름 끼치는 일”로 규정하고, “관련자를 엄정 처벌하라”고 지시했는데요.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리커창 총리가 전날 대국민 긴급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총리 긴급 담화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번 백신 사건은 인간 도덕의 마지노선(최후 한계)을 넘었다”고 리 총리는 밝혔습니다. 담화는 일요일(22일) 자정 직전 나왔는데요. “국무원이 직접 나서, 사건의 진상을 전국 인민에게 명명백백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누가 연루됐건 관용을 베풀지 말고, 반드시 처벌하라”고 사법 당국에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사건’이 뭐길래, 해외 순방중인 시진핑 주석이 엄정 대처를 지시하고, 총리가 심야에 긴급 담화까지 낸 거죠?
기자) 업계 2위 제약사가 엉터리 약을 만든 게 최근 거듭 적발됐습니다. 인체용 광견병 백신을 만드는 ‘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인데요.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출고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젖먹이 아이들과 어린이들에게 맞히는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까지 불량품이 확인돼 파문이 커졌는데요. 리커창 총리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이례적으로 담화를 낸 것은 그만큼 여론 흐름이 심각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여론 흐름이 어떤가요?
기자) 불량 백신이 유통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실제 접종된 사실이 드러나, ‘내 아이는 아닐까’ 부모들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되는 중입니다. 이 같은 공포감은 정부 비판으로 이어졌는데요. 웨이보 같은 중국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에는 창성 외에도 캉타이, 옌선 같은 중국 3대 백신제조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 정부와 유착이 있다는 ‘백신의 왕’이라는 글이 퍼졌습니다. 이 글은 게시되는 속속 삭제되고 있지만, 관련 영화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당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어떤 영화가 인기를 얻고 있나요?
기자) 이달 초 개봉한 ‘나는 약의 신이 아니다’라는 영화인데요. 항암 약물을 소재로 중국 제약업계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켰습니다. 더불어, 필요한 약품이 제때에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 현실을 조명했는데요. 지난 주말까지 28억3천만 위안(미화 약 4억1천600만 달러) 관람 수익을 올리며 흥행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진행자) 불량 백신이 유통돼 접종된 규모는 어느 정도죠?
기자) 불량 백신을 맞은 영· 유아가 3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관계당국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당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품질 기준에 미달된 DPT 백신을 몰수했는데요. 몰수되지 않은 물량이 산둥성 질병예방관리센터 등에 공급된 것으로 최근 확인됐습니다. 사태의 근원인 창성 바이오는 작년 당국에 적발 당한 뒤에도, 생산과 제품검사 기록을 조작하고, 공정과 시설을 임의로 변경해 불량 백신을 만들어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창성에 대해 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엄정 대처 지시가 나온 어제(23일), 창성 바이오가 제조 중단 조치와 함께 전면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같은 날 사평에서, “기업의 고의적인 변칙 행위를 엄정히 처벌하고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대응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그 동안 뭐하고 이제 나섰냐는 글들이 오늘(24일)까지 인터넷에 계속 올라왔습니다. 당국의 뒷북 대응에 대한 비난은 이어졌는데요. 중국 정부가 시 주석 지시와 총리 담화, 관영 언론을 동원해, 정경유착 의혹이 커지는 것을 누르고, 일개 회사의 일탈 행위로 여론몰이 중이라고, 홍콩 등지 중국어권 매체들은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당국 책임이 아니라, 업체의 잘못일 뿐이라는 게 중국 정부 시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경 유착이 아니라고 해도, 지난해 적발된 회사가 또 불량 백신을 만든 데 당국의 감독 책임이 없을 수 없다고 중국어권 매체들은 지적하는데요. 여기에 수출용 의약품 품질 문제까지 얽히면서,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조짐입니다.
진행자) 중국산 수출 의약품의 품질 문제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중국 제약사 ‘저장화하이’가 만든 의약품 원료 ‘발사르탄’에서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나왔다고 이달 초 발표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20여 개 나라가 발표 직후 이 제품 회수와 판매 중지에 돌입했는데요. ‘엉터리 약’ 파동을 몰고 온 창성의 광견병 백신도 인도,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등 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제품이어서, 불량 제품 현지 유통이 확인될 경우 파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