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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철 목사 2021-01-22
비가 온다는 소식에...

주석 2021-01-22 035027.jpg

비가 온다는 소식
비가 온다는 소식에
아내는 집안 청소와 빨래를 서둘렀고
비가 온다는 소식에
어떤 분은 옥상의 장독대를 걱정하시고
난, 비가 온다는 소식에
비대신 눈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눈에 선하다.
침침한 겨울 하늘에서 오래 참다 내리던 눈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소리없이 덮어주었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동심들도 눈 덮인 공터로
서로 경쟁하듯 연탄재를 굴리며 눈사람을 만들려 애썼다.
동네 형들은 약간 비탈진 언덕을 발로 꼭꼭 문질어
미끄럼장을 만들어 오르락 내리락 미끄럼을 탓었다.
산에서 놀던 우리들은 나무 썰매를 만들어 초를  꼭꼭 반질반질 문질러 산 등성이에 올랐다.
오르막은 썰매를 들고, 내리막은 썰매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해질때까지 산에서 놀았다.
그 땐 그 산 이름을 몰랐는데
그 작은 동산 이름이  구글에선 “까치산”이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살던 집위가 바로 산이여서 집앞을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가파른 산길이였고
왼쪽으로 가면 시멘트로 덮인 길이 시작되었다.
집앞 골목을 나서자 마자 우리집까지 덮고 있는 은행나무가 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비가 막 내릴 때면 비를 피할 수 있었지만
비가 그치면 은행잎에 묻어 쉬고 있던 빗물이 바람에  굵게 떨어지던 그 곳
가을이면 노랗게 발목까지  은행잎이 싸이던 곳.
가난했지만 행복하게 누구보다 더 후회없이
일생의 복을 그곳에서 한꺼번에 다 누렸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다시 가고싶어지는 곳.
오래간만에 비가 온다기에 문득 눈내리던 그곳이 생각난다.
창호지 방문을 열면 장독대 넘어 그 산이 보이던 그 집
그 집은 대금을 진짜로 잘 부셨던 홍대감님이 사셨던 집이 였는데
대문 바로 오른쪽 소 외양간을 개조해 방을 만들어 서울에서 처음 세들어 살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주인도 여러번 바뀌고 살던 방도 안방만 빼고 거의 돌아가며 옮겨 살았다.  찌그덕 소리나는 큰 대문달린 집 안에서.
겨울 아침이면 눈을 뜨자마자 창호지 문을 열어 밤새 눈이 왔는지 확인하곤 했다.
어슴프레하게 밝은 창호지 빛깔이 꼭 눈이 온 다음의 빛깔과 비슷해서 속고 또 속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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