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석 목사
2021-06-22
얼마 전에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갔었는데 화려한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세련된 옷차림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단조로운 빌딩과 사람들의 수수한 옷차림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런 모습이 비교가
된 것입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지켜져온 체면문화가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우리의 모습은 신앙생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시하다보니까 정작 붙들어야 할 본질을 놓치는 실수를 많이 할 때가 있습니다.
교회에서 봉사를 하면서도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다가 정작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할 상급을 놓칠 때가 있고, 기도를 하면서도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다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에 대해서 가르치시면서 너희는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큰 거리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정확히 아시고 너희가 기도할 때도
외식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무엇보다도 골방에 가서 기도하라고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큰 거리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할까요? 왜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 아닙니까? 이런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예수님께서 너희는 무엇보다도 골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골방에서 기도하라는 것의 의미를 단지 장소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하면
예수님의 의도와는 좀 다르게 흘러갈 위험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골방을 단순하게 장소를 가르키는 말로만 생각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그러면 우리가 예배 때 하는 대표기도나 아니면, 구역이나 어떤 소그룹 모임에 가서 함께 모여서 하는 통성기도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골방기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우리가 기도할 때에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하나님께만 대화를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 중에 대표기도를 할 때에도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기도하라는 것이고, 우리가 함께 모여서 통성으로 기도할 때에도 오직 하나님만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골방에서 기도하라는 말의 의도입니다. 우리는 사실 골방 이라고 불리는 방 안에서 혼자 기도할 때에도 때때로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기도한다고 앉아있으면서도 나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을 때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드리는 기도는 아무리 골방 안에 혼자 있다 하더라도 오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드리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골방에서 기도한다는 것은 내 자아를 버리는 것이고, 내 주장을 버리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방법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 하나님 앞에 전심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의 자세로 기도할 때에 많은 회중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대표기도도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골방에서 기도하는 것이 될 것이고,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서 통성으로 기도하면서도 오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골방에서 하는 기도처럼 드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길거리에 앉아있을때에도 골방기도를 할 수가 있는 것이고, 교회에 나와 모든 성도들과 함께 기도를 하면서도 골방기도를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여 활짝 열려있는 상태가 바로 골방에 있는 상태인 것이고, 그 때에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교제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골방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우리의 마음이 전적으로 열려있을 때에 우리는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가 있게 됩니다. 우리의 기도가 막연한 대상을 향해서 우리 혼자만 말하는 독백이 아니라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대로 살아갈 수가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과의 교제가 충분히 이루어질때에 비로서 내 뜻만 이루어지도록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구하게 되는 것이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 되도록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형식적이고 외식적인 기도가 아닌지를 뒤돌아 보고 다시한번 골방기도의 의미를 되찾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프렌즈교회 담임 오정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