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조 박사 성탄 칼럼
(IRUS 교수, 커네티컷 비전교회 담임목사)
12/20/2023
"크리스마스 스토리"
성탄의 계절이다.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는 일년 중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설레고 기쁘게 하는 기간이다. 요즘 소위 “정치적으로 바르게”(Politically Correct) 한다는 소위 PC운동의 일환으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 대신 “해피 할리데이”를 기어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버럴(Liberal) 언론과 그룹들이 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경축하는 절기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 자체가 원래 라틴어 “그리스도(Christus)를 경배(Massa)한다”는 두 단어가 합성된 것인데, 크리스마스 절기에 “그리스도를 뺀” 해피 할리데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러한 세속주의적 풍조에 개탄하여, “그리스도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그냥 엉망진창(Mess)이다!”라는 영어 표현도 있을 정도이다. “Christmas without Christ is just a Mess!”
인류 역사는 예수님의 탄생을 분기점으로 주전(B.C.=Before Christ)과 주후(A.D.= 라틴어Anno Domini=주님의 해)로 이미 나누어져 있다. 그분의 탄생은 하나님의 인류 구원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 따라서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 명절을 즐기는 사람은 “크리스마스 스토리”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가지는 것이 옳을 것이다.
누가복음 1장 26절-2장 20절에는 “크리스마스 스토리”가 기술되어 있다. 성경 속의 마지막 선지자로 불리는 세례 요한이 출생한 지 여섯 달 후에, 하나님은 가브리엘 천사장을 나사렛에 살고 있던 마리아에게 보내서 놀라운 소식을 전하셨다.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야 탄생에 대한 “큰 기쁨의 좋은 소식”(Good News of Great Joy)의 통지였다(눅 2:10).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우리말로는 복음(Gospel)이라고 번역됐다. Gospel은 “좋은 스토리”라는 뜻을 가진 두 단어 “Good Spell”이 합하여 된 말이다. “기쁨의 소식”은 성경 원문에 그릭어로 “유앙게리온”으로 기록돼 있는데 이것을 라틴어에서 “에벤겔리움”이라고 번역했고, 여기서 영어의 에벤젤리즘(Evangelism) 즉 복음전도라는 말이 나왔다.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며 복음인가? 그 이유에 대해 마태 사도는 다음과 같이 선포하고 있다.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 1:21). 즉 우리를 죄에서 구원해 주실 구주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으니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됨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처(Nature)지가 선정한 인류 역사를 바꾼 10명의 창의적 천재 중 1위를 차지한 중세기의 위대한 과학자요 화가였던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예수님 탄생을 알리는 이 장면을 담아 “수태고지”(The Annunciation)라는 유명한 성화를 남겨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다.
마리아는 요셉이라는 남자의 약혼자였다. 그런데 자신이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한다는 통지를 받으니 깜짝 놀라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천사장에게 물었다. 천사장은 마리아가 예수님을 성령으로 잉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것은 벌써 800년전 구약의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사 7:14)고 예언되어진 바였다. 기독교 역사를 통하여 모든 성도들이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하는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The Virgin Birth of Jesus) 사건은 이와 같이 하나님의 원대한 인류 구원 계획 속에서 초자연적 역사를 통해 성취되었던 것이다.
마리아는 자신의 이성으로는 천사장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천사장은 말한다.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치 못하심이 없느니라”(눅 1:37).
그제서야 마리아는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 들인다.
“주의 미천한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 1:38).
곧 이어서 마리아는 그의 유명한 “마리아의 찬송”(라틴어Magnificat=The Song of Mary)에서 이렇게 찬송을 시작한다(눅 1:46-55).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 계집종의 미천함을 돌아보셨음이라.”
성경은 마리아의 겸손하고 아름다운 믿음을 그와 같이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주의 미천한 여종”이라고 신앙고백한 겸손한 마리아를 “하나님의 어머니”(라틴어Theotokos)라는 과도한 명칭을 붙여서 신격화하여 성모로 숭배하고 심지어 그에게 기도까지 하는 카톨릭의 교리는 성경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이제 마리아는 예수님을 성령으로 잉태하게 된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약혼자 요셉은 조용히 파혼하려 했다. 그러나 꿈에 주의 천사가 그에게 현몽하여 이렇게 일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 오기를 무서워 말라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마 1:20).
요셉은 잠을 깨어 주의 천사의 분부대로 순종하여 마리아를 데려왔고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하지 않았다(마 1:25). 여기서 “마리아의 영원 처녀설”(Perpetual Virginity of Mary)이라는 또 하나의 카톨릭 교리가 부정된다. 성경은 마리아가 “예수를 낳기까지” 동침하지 않았다고 하였을 뿐, 낳은 후에도 동침하지 않은 영원한 처녀라고 말하지 않는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기록한 4복음서 전체에서 마리아가 그 후에 예수님의 여러 동생들을 출산하였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마 12:46; 막 3:31; 눅 8:19; 요 7:1-10).
당시 이스라엘을 식민지로 지배하고 있던 로마 제국의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는 인구 센서스 칙령을 내려서 모든 백성이 호적신고 하도록 했다. 세금징수와 군병징집이 목적이었다. 요셉은 만삭의 몸인 마리아를 데리고 집을 떠나 고향인 유대 땅 베들레헴으로 호적 신고하러 올라갔다. 그런데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마리아의 해산은 급박한 상황이었다.
여관을 찾았으나 호적신고차 올라온 많은 사람들로 인해 빈 곳이 없었다. 할 수없이 마굿간을 얻어 곧 출산할 마리아를 자리에 눕혔다. 이렇게 하여 마굿간 말구유에서 인류의 구주이시며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께서 탄생하시게 된다. 이 탄생의 순간을 우리는 찬송가 114장으로 이렇게 찬양한다.
“그 어리신 예수 눌 자리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저 하늘의 별들 반짝이는데 그 어린 주 예수 꼴 위에 자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그날 밤, 들에서 양 치던 목자들에게 주의 천사가 나타나 구주 탄생 소식을 처음으로 알리고 수많은 천군 천사들이 크리스마스 찬송을 기쁨으로 합창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렸다.
TAGSIRUS 교수 커넷티컷 비전교회 황현조 박사
여호수아 장로교회 이만수 목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