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정오 워싱턴DC
의회의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1/20/20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정오 워싱턴DC 의회의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공식 취임 연설을 30여분 했다. 기존 공약했던 이민, 에너지, 경제 정책 등을 강조하고 트럼프 2기 4년의 장밋빛 미래에 주안점을 뒀다. 트럼프는 연단 앞 ‘프롬프터’에 올라오는 사전 작성 원고를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돌발 발언은 상대적으로 없었다.
취임식을 끝낸 트럼프는 로툰다홀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지지자들이 대형 TV화면으로 취임식 현장을 보고 있던 아래층 의회 방문자 센터에 JD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과 들어왔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프롬프터 원고 없이 즉흥 연설을 했다. 공식 취임 연설보다 몇분 더 긴 비공식 연설에 트럼프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오늘 날씨가 아름다워서 ‘이런 날씨면 4년마다 이런 곳에서 (취임식을) 진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지지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미 수정헌법상 대통령은 두번 이상 연임하지 못하는데, 트럼프 측 일각에서는 45대, 47대 대통령인 트럼프가 연속해서 두번 대통령을 한 것은 아니라며 수정헌법의 미비점을 이용해 ‘트럼프 3선’을 암시해 왔다. 트럼프가 이를 화제삼아 농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측 일부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트럼프 2028′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어 트럼프는 ‘부정선거’에 상당 부분 연설을 할애했다. 트럼프는 멜라니아 여사가 “아름다운 통합의 연설에 ‘그런 것들’을 넣지 말아달라”고 해서 넣지 못했다며 “사실은 (공식 취임 연설에서) 1월 6일 사건의 인질들에 대해 말하려고 했다”고 했다. 2021년 1월 6일 자신이 바이든에게 졌던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했던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캘리포니아에서도 우리는 훌륭한 결과를 냈지만 문제는 그들이 3800만개의 투표용지를 어디로 보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 투표들이 (개표 때)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선거 사무소에서 유권자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조차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부정행위를 하려고 하지만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상황이 정리되면, 캘리포니아에서도 (민주당에)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낙선했던 2020년 대선을 가리켜 “완전히 조작된 선거”라며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 있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힐러리를 물리쳤고 2020년 대선에서는 첫번째 선거(2016년 대선)보다 훨씬 더 많은 표를 얻었다”며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가 졌다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졌다고 생각했다면 다시 대선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취임식 전부터 백악관에서 담소를 나누며 같이 의회까지 대통령 전용차(비스트)를 타고 나란히 왔던 바이든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도 이어갔다. 바이든이 트럼프 취임식 직전에 가족들에 대한 선제적 사면 조치를 한 것과 관련 트럼프는 “오늘 조 바이든이 사면한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었다”며 “그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면되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취임식에 불참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대해서도 “(1·6 사태 때) 낸시는 국회의 보안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내가 1만명 이상의 병력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낸시는 거부했다”며 “왜 그랬을까. 낸시는 그런 일(의회 점거)이 일어나길 바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의회 점거 사태의 일부 책임을 펠로시에게도 돌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