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 목사
4/21/2025
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섬기라고 주신 선물
주성령교회
롬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저는 매년 부활절이 지나면 이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다시 씁니다.
나는 오른손잡이인데 아내는 왼손잡이다. 별거 아닐 것 같은 그 차이가 신경을 건드린다.
나는 물 한 컵을 마셔도 마신 컵은 즉시 씻어둔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게 안 된다. 찬장에서
꺼내 쓸 그릇이 없을 때까지 꺼내 쓰다가 한꺼번에 씻고 몸살이 난다. 나는 미리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나와 달리 아내는 떠나야 할 시간에 화장한다고 정신이 없다.
거기다 나는 약속시간에 늦은 적이 없다.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성경책을 들이밀었다.
“여보 예수님이 부활만 하시면 됐지, 뭐 때문에 그 바쁜 와중에 세마포와 수건을 개켜 놓고 나오셨겠어? 당신같이 정리정돈 못 하는 사람들에게 정리정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싶으셨던 거야. 그게 부활의 첫 메시지야... 당신 부활 믿어, 부활 믿냐고?”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며 몰아세울 때 하늘의 음성을 들었다.
“야! 이놈아, 잘하는 네가 해라 이놈아, 안 되니까 붙여 놓은 것 아니냐.” 너무 큰 충격이었다.
나의 은사는 무엇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를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 자리에 놓여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뒹구는데도 그것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정리정돈에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
하나님이 이 은사를 주신 목적은 상대방의 마음을 박박 긁어 놓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무기로 사용하라는데 있지 않다.
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섬기라고 주신 선물이다. 바로 그때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아내한테는 뚜껑 여는 은사가 있고 내게는 뚜껑 닫는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아내를 대하는 내 태도가 바뀌었다. “여보 이거 다 썼어? 뚜껑 닫아도 되지, 이거는?... 그래 그럼 이것도 닫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렇게 야단을 칠 때는 꿈쩍도 않던 아내가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다. 잘 닫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세게 닫았는지 이제는 뚜껑 좀 열어 달란다. 아내의 변화가 아닌 나의 변화, 이렇게 철든 나의 기도는 변하였다. “내가 젊었을 때는 하나님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드리는 기도는 나를 변화시켜 달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이런 기도를 드렸더라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나는 이렇게 감사를 드린다. “나와는 너무 다른 아내를 만나 내가 할 일이 있게 하시고, 나의 은사를 발견하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이번 한주는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설사 자식이라도 섬김을 통해, 변화된 나로
인해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한주가 되시길 기도합니다.